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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포수 뚫는 심산유곡 국악 산공부 문화관광특화 가치 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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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포수 뚫는 심산유곡 국악 산공부 문화관광특화 가치 충분
  • 이종근
  • 승인 2006.07.23 1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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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제안-전북만의 여름축제 발굴하자
유명 소리꾼들의 계절 7~8월
도내 산천 곳곳서 득음 수학
일반인 휴가 맞춰 관광상품화
자연속 판소리체험 기회 갖게
산공부 투어등 개발 바람직



지금, 전북의 계곡과 산마다 국악인들의 쩌렁쩌렁한 음성이 메아리로 돌아오고 있다.  바야흐로 찾아온 소리꾼들의 계절 7-8월. 전라산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는 ‘산공부’는 이제, 새로운 풍속도로 자리매김하면서 연례행사처럼 소중한 땀의 결실을 이뤄내는 필수 코스가 되고 있다. 특히 소리꾼들에게는 1년 농사를 좌우할  정도로 가장 값진 시간으로 자리하고 있기 때문. 

 그러나 그동안 많은 국악인들이 ‘산공부’를  위해 무조건 지리산 자락으로 파고들거나, 또는 완주의 위봉폭포, 남원의 구룡폭포 등 유명 폭포를 찾던 예전의 양상과는 다르게 이뤄진다는 게 가장 큰 특징. 조선조 비가비 명창 권삼득이 남원의 구룡폭포의 물소리를 벗삼아 목에서 피가 넘어오도록 소리 공부에 초지일관했다는 얘기가 시간의 흐름  속에 자신만의 수련원과 전수관 등으로 장소를 달리한 채 이뤄지고 있는 것. 그럼에도 불구, 대자연의 아늑함은 여전히 오늘에도 그대로 건재한 채 소리꾼들을 부르면서 세상만사에서  벗어나라고 유혹의 손길을 길게 뻗친다. 

 올해도 오정숙 명창(69.중요무형문화재 제5호)을  포함, 조소녀 명창,  이일주 명창, 전인삼 명창, 민소완 명창, 김영자 명창, 최승희 명창 등 국악인들은  저마다 ‘물아일체(物我一體)’의 경지를 꿈꾸며 염천(炎天)의 무더위와 씨름하고 있다. 오정숙 명창은 완주군 운주면 산북리 ‘동초각’에서 2-3개월의 일정으로 제자들의 산공부를 지도하고 있다. 

동초 김연수를 추모하기 위해 지은 판소리의 산실 ‘동초각’에서 ‘득음(得音)’의 길을 찾아 나서고 있는 것.  조소녀 명창은 고창군 아산면 대기마을의 조소녀판소리연구원에서, 이일주 명창은  완주군 동상면 수만리 지향동 난석판소리전수관에서, 전인삼 명창은 장수군  번암면 성암마을 성암리 봉화산 자락에 자리한 자신의 수련원에서 대학원생들과 함께 ‘산공부’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이일주 명창의 경우, 위봉폭포를 곁에 두고서  매년 ‘산공부’를 계속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권삼득 명창이 높이 60여 미터의 기나긴 물줄기가 2단으로 나누어 있는 위봉폭포에서 소리 공부에 정진, 내로라는 소리꾼이 됐다는 지난 일을 잊지 못해서다. 위봉산성의 동문 쪽에 위치, 폭포 주변의 기암괴석과 울창한 숲이 빼어난 경관을 이루며, 바로 인근엔 웅치전적지(전라북도기념물 제25호)와 종남산 기슭에 송광사가 있음은 물론 하류에는 동상저수지, 대아저수지, 화심온천, 화심두부집이 있는 등 볼거리, 먹걸리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최고의 ‘산공부’ 명당이 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 전인삼 명창이 ‘산공부’를 하는  곳도 마찬가지. 성암마을은 해발 5백 미터의 오염되지 않은 마을로, 농림부 지정 녹색농촌체험마을,  문화관광부 지정 역사마을 만들기로 선정 백용성 생가 등의 볼거리와  마을정자 체험, 밤하늘의 별자리 체험 등을 할 수 있는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이  정도론 아쉬움이 많은 게 사실.

 행정 당국과 관광 회사들이  판소리와 ‘산공부’를 일반인들의 휴가  일정과 맞추게 하는 등 문화관광상품으로 개발하려는 의지가 요구되고 있는 현실이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는 대목이다. 일례로, 완주군의 권삼득 묘역과 동초각, 그리고  위봉폭포를 잇는 산공부 프로그램을 포함, 부안의 이중선의 묘와 직소폭포의 어울림, 고창의 동리국악당과 고창판소리박물관, 신재효 고택, 진채선 생가터, 김소희 생가 등과 방장산  계곡과의 만남, 순창의 김세종 생가와 회문산의 조우, 남원의 국립민속국악원과  춘향문화예술회관, 송홍록&박초월 생가, 남원좌도농악전수관을 연결, 구룡폭포, 지리산에서 이어지는 여름 한철의 ‘산공부 투어’를 개발한다면 좋을 터.

 옛집이 갖고 있는 역사적 유래를 익히는 것이 무엇보다도 현실 가능하고, 일반인들이 판소리와 손쉽게 친해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가칭)산공부  페스티벌’을 전주세계소리축제 기간에 앞서 동시다발적으로, 또는 일정에 따라 펼치는 것도 한 방법이란 생각이다. 

폭포수 밑에서 누가 누가 목소리가  더 큰가를 경연하며, 폭포수 밑에서 더  오래 버티기 시합 등의 프로그램으로 진행, 의미 있는 여름  휴가가 가능하며 자연보호 활동으로 까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더욱이 도내에 여름축제가 거의 전무한 실정을 감안하면 더욱 더 절실함이 느껴진다는 판단이다.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가 2003년 11월 유네스코의 인류구전  및 무형유산걸작(Masterpieces  of  the Oral  and Intangible   Heritage of Humanity, 약칭 세계무형유산)으로 선정됐지만 그 이상의  다른 움직임을 찾을 수 없는 게 현실 아닌 현실. 설령, 꼭 반드시 ‘산공부’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소리꾼들의 정진하고  있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아침이면 물안개에  젖어 숲길을 거닐고, 한밤엔  모깃불 피우고 별빛에 젖어 볼 수 있는 등 전통과 현대, 자연과 인간의 아름다운 만남은 각종 다양한 문화 체험으로 이끌게 하는 묘미를 선사한다고 느껴질 때란.


 오정숙 명창은 “기암절벽과 울창한 수풀이 잘 어우러진 ‘동초각’은 살면  살수록 소리 공부를 하는 데 안성맞춤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소리의  정진을 위해 발걸음을 옮기는 여름의 산공부는 정서적으로도 효과가 아주 큰만큼 잘만 활용한다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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