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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백제 문화, 역사문화권 특별법으로 실체를 밝힐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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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백제 문화, 역사문화권 특별법으로 실체를 밝힐 때
  • 이건주 기자
  • 승인 2021.07.11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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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일 전라북도 문화체육관광국장
윤여일 전북도 문화체육관광국장

 

후백제는 견훤이 900년에 전주에 도읍을 정하고 전라도를 중심으로 36년 동안 신라, 고려와 경쟁하던 후삼국시대 맹주국이었다. 후백제의 최대 영역은 충청도와 경상도 서부지역에 이르렀다. 이러한 후백제에 대한 기록은『삼국사기』열전에 견훤전으로,『삼국유사』에는 후백제 견훤전으로 제한적이지만 엄연하게 기록되어 있다. 또한 중국의 후당, 오월국과 교류도『삼국유사』에 나타난다. 한국사에서는 후백제가 운영되던 900~936년까지를 후삼국시대로 설정하고 있다.

 

후백제에 대한 고고학적인 발굴조사와 연구는 1980년 초부터 전주 동고산성을 시작으로 추진해 왔다. 이후 40여년간 40여회의 발굴조사와 10여회 이상의 학술대회 및 연구가 진행되었음에도 전주지역에서 후백제 도성, 궁성, 사찰, 왕릉 등의 명확한 위치와 성격 등 구체적인 실체는 아직 밝히지 못한 실정이다.

 

그간 전북지역에서 지표조사와 발굴조사를 통해 후백제의 생활문화를 파악할 수 있는 59개소 정도의 유적을 확인하였다. 유적은 전주 34개소 등 도내 10여개 시군에 분포되어 있다. 국가 사적은 익산 미륵사지·왕궁리유적, 정읍 고사부리성, 진안 도통리 청자요지 등 6개소이다. 도지정문화재는 전주 동고산성, 익산 미륵산성, 완주 용계산성, 장수 침령산성, 임실 월평리산성 등 8개소이다. 그외 주요 비지정 유적은 전주 오목대 도성·궁성지로 추정되는 인봉리와 물왕멀 일대·우아동 무릉고분, 완주 봉림사지 등이 있다. 불교 문화재로는 완주 봉림사지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보물 군산발산리 석등·군산 발산리 오층석탑, 도유형문화재 남원 실상사 편운화상 승탑 등이 있다.

 

또한 전남 동부지역의 산성들, 충남 논산 연무읍의 견훤왕릉, 경북 문경·상주 일대의 후백제 관련 유적과 문화가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지난 6월 시행된 “역사문화권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이하 역사문화 특별법)에 후백제 문화권이 포함되지 못하였다.

 

후백제 문화권이 역사문화 특별법에 포함되지 못한 것은 국가의 중심영역인 왕도의 도성과 궁성의 실체가 학술적으로 규명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역사문화 특별법에 포함된 어떤 문화권도 완벽하게 실체가 규명된 문화권은 없다. 특히나 후백제 도성과 궁성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이 도시화 되어 지자체의 노력만으로 연구할 수 없었다는 점을 국가는 인식해야 한다. 따라서 우리나라 역사를 바로 정립하기 위해서는 후백제 문화권을 “역사문화권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에 포함하는 국가적 지원이 있어야 한다.

 

전북도는 올해 지난 40여년간 축적된 도내 문화유산 발굴 및 연구자료를 기반으로 후백제 문화권을 역사문화권 특별법에 추가하는 법 개정을 도내 자치단체, 학회, 시민단체, 전문가, 도민들과 협력해 나아갈 것이다. 이를 위해 7~8월 중 국회정책간담회, 9월 학술대회, 10월 역사문화권 특별법 개정안 발의 등을 연차적으로 추진한다. 아울러 후백제 역사가 전라북도 정체성 확립, 도민들의 자긍심 향상, 역사문화관광자원으로 활용되는 새로운 바탕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옛말에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라는 말과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라는 말이 있다. 1,100여년전 후백제 왕도였던 전북지역의 후백제 문화를 복원하고 활용하는데 기폭제가 될 역사문화권 특별법 개정에 도민들께서 힘을 모아 주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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