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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낳을 곳조차 없는데 출산장려가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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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낳을 곳조차 없는데 출산장려가 가능한가
  • 전민일보
  • 승인 2021.06.24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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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문제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전북처럼 인구 순유출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저출산·고령화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는 지역일수록 더욱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이미 전북은 출생보다 사망자가 더 많은 인구 데드크로스 현상을 보이고 있다.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2021년 4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 4월 전북의 출생아수는 678명으로 전년대비 6.3%나 감소했다. 출생아수 '1만명'의 벽은 이미 깨진지 오래고, 매해 출생아수는 비혼문화와 노산 등의 영향으로 감소폭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자체마다 다양한 출산장려 정책을 펼치고 있다. 저출산 문제는 복합적인 측면이 작용한다. 지자체 차원의 대응에 한계는 분명하고, 시대적 인식에 따른 사회문제도 내포하고 있다. 전북은 도농복합지역이다.

문제는 전주권 중심의 인프라가 과도하게 집중하면서 도내 농어촌 지역의 의료사각 지대 문제도 도출되고 있다. 출산정책이 추진되고 있지만 출산을 위한 기본적인 산부인과조차 없는 지역이 4곳에나 이른다.

전북지역 산부인과는 총 63곳으로, 그 중 절반 가량인 32개가 전주에 쏠려있다. 분만 병원이 없는 지자체는 완주와 진안, 부안 등 3곳이고 분만도, 외래진료도 진행되지 못하는 지자체는 무주, 장수, 임실, 그리고 순창 등 4곳에 이른다.

이들 지역의 산모와 신생아들은 출생과 정부터 원정길에 올라야 한다. 역설적인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분만취약지에 거주하는 산모들의 건강권에 대한 다각적인 고민이 필요한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산부인과 운영은 비용과 전문성, 그리고 수요까지 삼박자가 맞아떨어져야 하는 만큼 행정에서 무리하게 병원을 늘려나가는 일에 앞장설 수 없는 이면의 문제는 해결해야 할 딜레마로 남았다.

산부인과가 없는 취약지역에 사는 경우 해당지역에 산부인과가 운영될 수 있도록 시설비와 인건비 등을 지원하는 '분만의료취약지 산부인과 운영 지원제도'는 의료빈곤지역에 대한 대책이 시행돼야 할 것이다.

도내지역의 취약지 분만산부인과는 진안군의료원, 고창병원, 남원의료원, 김제우석병원 등 4곳이다. 복지부는 취약지 분만산부인과 의료기관에 시설비와 운영비, 인건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그럼에도 분만취약지역 4곳이 유지되는 것은 수요가 없다는 측면이 크게 작용한다. 설치를 한다 하더라도 그에 맞는 수요가 있을지도 장담할 수 없고, 비용과 전문성을 모두 해결해 줄 산부인과 의사를 찾는 일도 결코 쉬운 상황은 아니기 때문이다.

인위적인 정책을 통해 출산장려의 가시적 효과 창출은 단기간에 이뤄질 수 없다. 기존의 시행착오를 통해 경험한 실효를 거두지 못한 정책은 과감히 지양해야 한다. 분만취약 지역에 대한 대책 등 기본부터 다시 점검하며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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