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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소방서 기고문, 대한민국 소방의 발자취를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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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소방서 기고문, 대한민국 소방의 발자취를 따라
  • 전민일보
  • 승인 2021.05.11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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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소방서 3층 대강당에는 한눈에 봐서는 어디에 쓰는지 알기 어려운 기구들이 있다. ‘완용소방펌프대형분말소화기라 불리는 이들은 다소 낯설게 느껴지지만, 소방청의 사업에 따라 소방유물에 등록된 엄연한 우리의 자산이다. 1908(순종 2) 왕궁소방대에 도입된 완용소방펌프는 1960년대에 소방차가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전까지 사용되었다. 대원들이 양쪽 막대를 잡고 물을 끌어 올리고 차체에 달린 종을 치고 달리면서 화재 발생을 알리는 데 활용하였다. 지금의 출동 및 신고체계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이 느껴지지만, 이러한 역사적 노력과 투자가 있었기에 현대가 완성될 수 있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대한민국 소방이 걸어온 길을 간략히 소개하고자 한다. 본래 사학과를 전공하다가 입대한 대학생으로서 21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 함께한 조직의 역사에 관심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인류는 불을 다루기 시작하며 무궁한 문명의 진보를 이뤘지만. 그와 동시에 어떻게 해야 불을 안전하게 다룰 수 있을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산업의 다양화·고도화가 진행될수록 우리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신경 써야 할 것은 화재만이 아니었다. 지진, 태풍과 같은 자연재해나 위험물로 인한 화학적 사고 등 새로운 유형의 각종 재난이 세계 곳곳에서 등장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불난 것을 끄는 일로 시작한 소방은 공공의 안녕질서 유지와 복리 증진을 위한 수단으로써 행하는 화재 예방·진압 활동 및 각종 재난·재해와 같은 위험으로부터의 구조·구급 활동으로 폭넓게 발전하기 이르렀다.

고대 삼국시대에는 잦은 전쟁과 서로 연접하여 지어지는 가옥 구조 등이 요인이 되어 화재가 사회적 재앙으로 인식되었다. 당시의 왕들이 이재민을 구휼했다는 기록은 있으나 화재에 대응하기 위한 전문 행정 기관은 없었다. 이는 고려까지 마찬가지였으나 각 관아와 대창에 금화를 담당하는 관리를 두었다는 정도의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소방행정 기관인 금화도감은 조선시대에 나타난다. 1426(세종 8) 설치된 본 기관은 세조 때 폐지되고 이후로는 큰 변화가 없다가 근대화와 갑오개혁을 기점으로 획기적인 발전을 이룬다. 화재업무의 경찰 사무화를 바탕으로 경무청 내 총무국에서 수화소방에 관한 사무를 분장하고 이때 소방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다. 그리고 1905년 근대적 의미의 소방조직인 궁정소방대가 최초로 경복궁에 설치된다. 일제강점기까지 관할 부서만 몇 차례 변화하며 소방은 경찰 사무로 운영되었고 미 군정을 거치며 중앙과 지방별로 소방위원회가 설립된다. 정부 수립 이후에는 국가소방체제와 광역자치가 혼합되어 나타난다. 중앙에서는 내무부 민방위본부 소방국이, 지방에서는 지역에 따라 경찰국 소방과, 혹은 도 소방과가 소방사무를 관장하는 식으로 그 형태가 상이했다. 이는 1992년 전국 도 소방본부 일제 설치를 통해 지역자치소방이 정착하며 어느 정도 통일된다.

국가와 광역 시·2원 소방체제를 바탕으로 한 소방의 조직 독립은 2004년 소방방재청 설립으로부터 그 기운이 싹트기 시작한다. 행정자치부 외청으로 만들어져 소방사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으나 일반직, 소방직, 기능직이 혼합된 미완의 통합 조직이었다. 그 후 2014년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설치된 국민안전처를 거쳐 인사 및 재정의 독립성을 보장받으며 현재의 형태를 띠게 된다. 그리고 불과 4년 전인 2017년에 소방청이 설치됨으로써 완전한 조직 독립을 실현했다.

202041일 소방의 염원이었던 국가직 일원화 이후 1년이 지났다. 전환을 앞두고 다진 각오가 잘 지켜졌을까. 변화하고자 했던, 변화해야 했던 부분들이 지금은 어떤지, 그리고 앞으로 새롭게 나아갈 길에 관한 끊임없는 고찰이 필요하다. 전역까지 20일가량을 남기고 꾸준히 소방과 인연을 이어가고 싶은 한 명의 시민으로서 소방의 발전을 응원한다.

                                                                                         익산소방서 의무소방원 기고문 - 65기 수방 서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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