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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우 최명희문학관 관장, 희곡 '조선의 여자' 단행본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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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우 최명희문학관 관장, 희곡 '조선의 여자' 단행본 출간
  • 이재봉 기자
  • 승인 2021.02.08 16: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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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 전후 근현대사 치열하게 살아온 우리네 가족의 비극적 이야기 다뤄

‘기언시 살어라. 천배 백배 만배 핏값 받아낸다고 맺힌 원한이 풀리든 않것지만, 그놈들 죄상 낱낱이 밝혀내니라. 우리는 때를 잘못 나서 거시기혔지만, 니 새끼들 사는 시상까장 그라믄 쓰것냐? 그 시상에도 동심이가 있고, 순자가 있고, 종복이가 있고, 느그 아부지 같은 사램도 있겄지만, 그럴수록 이 악물고, 꼭 살어. 총기 놓치지 말고…. 근디, 사램 가죽 뒤집어쓴 승냥이들이 우들 말을 알아들을랑가, 어짤랑가? 참말로 딱허고, 딱허다, 잉.’
                                                                                          /'조선의 여자' 중 세내댁의 대사 

지난해 전북연극제에서 희곡상을 받은 최기우 작가의 희곡 '조선의 여자'가 ㈔한국극작가협회와 도서출판 평민사의 한국희곡명작선에 선정돼 단행본으로 출간됐다. 

'조선의 여자'는 태평양 전쟁과 일본군 ‘위안부’, 창씨개명, 신사참배, 미군정 등 해방을 전후로 근현대사를 치열하게 살아온 우리네 가족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판소리를 좋아하는 열일곱 살 동심과 도박판을 전전하다 딸을 팔아넘기는 아버지 막봉, 아들의 일본군 입대를 막기 위해 후처의 딸이 위안부로 끌려가는 것을 모른 척하는 본처 반월댁, 아들을 낳아주기 위해 들어온 후 딸을 낳고 식모처럼 사는 세내댁, 철없는 언니 순자, 횡령죄로 쫓겨난 직장에 다시 들어가기 위해 처제를 팔아넘기는 형부 건태, 일제에 충성만을 생각하는 남동생 종복 등이 주요 인물.

가족이라는 틀에서 서로를 옥죄며 거칠고 불편하게 살아간 이들을 통해 여전히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우리 곁의 여성들을 중심에 두었다. 

지난해 정경선 연출가와 정성구·김신애 기획자, 김경민·김준·신유철·유동범·윤종근·이명렬·이미리·전춘근·정광익·정준모·조우철·지현미·하형래 배우가 참여해 전북연극제와 대한민국연극제 무대에 올랐으며, 각각 최우수작품상과 작품상(은상) 등을 받았다. 

전북연극제 당시 심사위원들은 “일제강점기 한 가족의 삶을 통해 그 시대의 아픔과 역사를 다룬 희곡의 완성도가 매우 높은 훌륭한 작품으로 평가된다.”라면서 “위안부 문제의 비극적 시선을 국가의 폭력에 의한 가족의 해체와 붕괴로 접근한 극의 구성과 이야기의 탄탄함, 연기력의 앙상블, 간결한 무대 연출 등 창작초연작품의 완성미를 구축하였다.”라고 평했다. 

최기우 작가는 2001년 '귀싸대기를 쳐라'를 시작으로 '정으래비', '은행나무꽃', '교동스캔들', '춤추는 상쇠, 필봉연가', '월매를 사랑한 놀부' 등 연극·창극·뮤지컬·창작판소리 100여 편을 썼다. 

전북일보 신춘문예와 대한민국연극제 희곡상(2회), 전북연극제 희곡상(4회) 등을 수상했으며, 희곡집 '상봉'과 '춘향꽃이 피었습니다', 인문서 '꽃심 전주', '전주, 느리게 걷기', '전북의 재발견'(총12권) 등을 냈다. 현재 최명희문학관 관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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