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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 그리고 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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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 그리고 恨
  • 왕영관 기자
  • 승인 2021.01.20 16: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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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순 대표

평생을 전북에서 태어나고 자란 내게 있어 전북에 대한 내 마음속의 정서에는 뭔가 서러운 ‘恨’이란 한글자로 다가온다. 박정희 군사정권 이래로 내 고향은 항상 뒷북 신세였다.
이런 저런 각지 사람들과의 모임이라도 갈라치면 나는 왜 전북 출신이라는 말을 ‘나 푸산 출신이야’라는 식으로 자랑스럽게 내뱉지 못했을까?
과거 서울 나들이길에 들렀던 강남의 호남선 고속버스 터미널은 조립식건물 비슷한 허름하고 화장실 냄새가 진동하는 데 반하여 바로 옆의 경부선 터미널의 그 화려한 신식 건물을 바라볼 때면 나는 왜 그리 초라해졌던가?
1987년 대선에서 우리 근동 출신이라도 대통령을 한번 만들어 보자라며 사리분별조차 애매하셨던 구순의 할머니에게 3번이란 번호까지 외우시도록 하면서까지 투표소로 모시고 갔던 이유는 어디에 있었을까?
1992년 교묘한 지역주의에 의하여 또 다시 참패의 나락에 빠진 내 고향 전북인들은 밤잠을 설쳐가며 들었던 개표방송의 참담한 현실앞에 출근길은 왜 그리 서러웠던가? 당시 당선되었던 문민대통령은 우리 고장을 방문하여 '전북을 경쟁력을 갖춘 농도로 발전시키겠다" 라는 공허한 말을 할때 우리는 얼마나 허탈해 했으며 우리 동네 사람 대통령 한번 만들어보자 라며 얼마나 분기탱천했던가?
다행히 그 이후 우리 근동출신의 그분은 대통령에 당선되었고 우리네들은 곁불이라도 쪼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기대감에 얼마나 흥분했던가?지금 생각해보면 의붓애비 속마음 모르는 의붓자식의 처지였다 생각된다.
그분이 임기를 마친 후 우리 전북인 들은 표면적인 지역주의를 버리고 전략적 선택이란 묘수를 통하여 부산출신의 대통령을 뽑아주었다.그러나 우리 전북은 과연 과거보다 더 낳아졌을까? 
한때 전국 6대도시였던 전주는 양손가락을 두 번 왕복하여도 손가락 안에 들지 못할지경이고, 경제력은 수도권의 일개 區만도 못한 처참한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그래도 이정도면 옛날 생각하면서 살만하다고 생각 하지는 말자. 인간은 절대치란 수치에 반응하지 않고 상대적 박탈감에 더 서러워지고 눈물나오게 마련이니까.
과거 노무현 대통령때 우리 고장인 부안에서는 방폐장 유치 문제로 전국 뉴스를 점한적이 있었고 당시 부안에서는 마치 계엄령을 선포한것처럼 지역민들의 방폐장 설치 거부 투쟁을 진압하기 위하여 전국의 경찰들이 다 모여들었고 초등학교 학생들의 등교 거부 투쟁까지 벌어진적이 있었다.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은 방폐장 유치의 적격성 여부나 정책적인 판단을 말하자는 것은 아니니 오해하지는 말자.
당시의 중앙정부에서는 부안에서 방폐장 유치를 받아들이는 경우 막대한 재정적 지원과 함께 무한한 투자를 해준다며 필사적으로 부안 방폐장 유치를 밀어붙였던것으로 기억한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자신을 적극적으로 지지해준 전북에 마음에 빚이 있었으나 새만금 개발에는 매우 회의적이던 차에 부안 방폐장을 보은의 수단으로 제시하였으나 지역민들의 엄청난 저항에 이를 포기하고 임기말에 새만금 특별법을 통과하도록 해주어 그나마 우리 전북의 숨통을 터주었다.
부안 군민들의 결사반대에도 불구하고 인근의 군산에서는 방폐장을 유치하겠다며 80%가 넘는 찬성율을 보였건만 그 논란의 방폐장은 원거리의 어느 한 도시의 찬성율에 뒤져 유치가 무산되었다. 
당시의 사태를 바라보는 부안, 군산을 제외한 나머지 전북인들은 과연 어떠한 생각을 했을까? 아니 우리 전북인을 제외한 타지역민들은 우리 전북인들을 어떻게 생각했을까?
먼 동네 마창진이 통합할 때 우리는 전주와 완주도 통합을 시키지 못하였다. 월성고리원자력발전소 사용연한이 종료되자 그 지역 주민들은 정부에 사용연한 연장 승인신청을 지역민들의 이름으로 요구하기도 하였다.
위에서 말하였다시피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은 정책적 판단에 대한 것이 아니다. 우리 전북인 들의 의식구조에 관한 문제이다.
전주 사람들이 즐겨찾는 모악산 비단길은 동네주민들의 도로개설애 대한 비협조로 주차장에 주차를 시킬수 없어 완주군 구이까지 운전을 해야하는 수고로움을 매주 감수해야만 한다. 이는 님비 현상도 아니다. 내땅 조금 양보하고 도로개설에 협조하면 교통은 물론이고 편리한 생활은 이루 말할 수 없을터이고 지가 상승은 덤일터인데도 지역민들은 굳이 그 불편을 묵묵히 감수하기만 하고 행정기관은 뒷짐만 지고 있다.
몇 일전 나는 목포에 다녀왔다. 목포 역시 우리 전북의 어느 여타 도시와 다를 바 없이 낙후된 도시임에는 틀림없으나, 인근의 공단, 대형 조선소, 웅장한 해상교량 등을 보면서 우리 전북과는 다른 생동감이 넘치는 신 도시의 태동을 느꼈다. 바다 위를 가로지르는 신식 케이블카는 내 눈을 번쩍 뜨이게 하였고, 
정말 볼거리라곤 마이산 하나밖에 없는 진안군에서는 케이블카 설치가 지역민들의 무한 반대로 무산이 되는 현실과 비교했을때 우리 전북인들은 과연 전통을 고수하고 환경보호에 철저한 자랑스러운 지역민으로 타 지역민들에게 추앙을 받을수 있을까? 
혹여 타 지역민들이 먼 훗날 '우리가 이만큼 공기좋고 쾌적하게 살도록 환경보전에 앞장서주신 전북인들 너무 고맙습니다'라는 칭찬을 기대하고 있는것일까?세계적 문화유산이라는 오사카성의 천수각 목조 건물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사실을 알고 있는 내게는 우리 전북인들의 편리함, 경제성을 의식하지 않는 그 양반적(?) 기질이 이해가 되지 않을 따름이다.
우리 전북인들이 그릇된 판단을 했다거나 결정을 했다고는 믿고 싶지는 않다. 다만, 지역민들이 여하한 결정을 내리는데 있어 전북의 정치지도자, 언론, 리더그룹의 책임은 없다고 단언할 수 있을까?전북의 정치지도자들은 비조직화된 1만표보다 조직화된 1천표를 더 선호하는 것은 아닐까?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옳은 정책임에도 불구하고 표에 도움이 되지 않으니 쉽사리 포기하거나 진영논리로 정책을 판단하는 우를 범하는 것은 아닐까?최근 대권 후보로 유력한 수도권 광역단체장의 지역민들에 대한 정책에 대한 이해구하기와 설득, 그리고 과감한 정책실천에 대하여 우리 전북의 정치지도자들과 언론인, 그리고 리더그룹은 신축년의 새 아침에 어떠한 생각을 하고 있을까?다음 주에는 목포나 통영에 내려가 케이블카라도 한번 타봐야 할 것 같다.

(유) 효원 대표이사 이성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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