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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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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사의
  • 전민일보
  • 승인 2020.12.04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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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사회는 종교뿐만 아니라 과학에서도 신이 세상을 지배하는 프레임이 적용되었기 때문에 불가사의라는 말이 없었을 것이다.

지금은 신화를 허무맹랑한 이야기로 여기지만, 고대사회는 신화를 과학과 전혀 상관없는 비과학적인 영역으로 여기지 않고 과학 자체로 여겼다. 그래서 과학자들조차도 신화라는 토대 위에 과학의 이론과 체계를 세워갔으며, 불가사의한 일을 볼 때도 신화처럼 불가사의 자체를 과학으로 인정했다.

그러나 지난 2천년 동안 과학은 불가사의를 하나씩 증명해오면서 고대 사회의 신화를 비과학적인 미신으로 전락시켰고, 불가사의도 비과학적인 미지의 문제로 평가절하시키고 말았다.

우리는 고대사회에 과학이었던 신화가 지금은 미신에 불과하듯이, 지금 우리가 확실하게 믿고 있는 과학도 언젠가는 허무맹랑한 신화처럼 미신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아직도 현대 과학으로 해석하지 못하는 불가사의한 일들을 더 큰 과학으로 해석할 때는 현대 과학의 이론이나 체계가 무너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인류는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돌고 있다는 지동설을 부인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그러나 불과 16세기 이전까지만 해도 인류는 지구가 우주의 중심에 있고, 태양을 비롯한 모든 천체는 지구의 주위를 돌고 있다는 천동설이 옳다고 믿었다. 그리고 모든 과학과 생활에 천동설 프레임을 적용해도 전혀 손색이 없었다.

코페르니쿠스가 지동설 주장했던 16세기 초에 천년 넘게 인류를 지배해왔던 천동설을 뒤집은 지동설이 세상의 주목을 받자, 가톨릭교회는 금지이론이라고 주장했다.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그래도 지구는 돈다”.라는 책을 써 지동설을 주장했다는 이유로 종교 재판을 받기도 했다.

왜 가톨릭교회가 지동설을 극구 부인하면서 지동설을 주장하는 자들을 이단으로 몰아 종교재판을 통해 처벌했던 것일까?

가톨릭교회에서는 지구가 신으로부터 사람들이 살 수 있도록 유일하게 선택된 별로 천지창조의 중심이라 여겼기에, 지구가 다른 혹성과 동등하게 태양 주위를 돈다는 지동설은 지구만의 신성한 차별성을 퇴색하는 이론으로 여겼고, 또한 태양을 중심으로 다른 혹성들이 그 주위를 돈다는 지동설 이론은 은연중에 그리스의 태양신, 즉 아폴론신을 최고의 신으로 우상화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 한다.

16세기 당시만 해도 지금과 같이 과학이 발달하지 못하여 신화나 성경의 내용이 과학이었기 때문에, 가톨릭교회가 지동설을 배척하고 천동설을 주장했던 게 옳았을 것이다.

그러나 AI까지 등장하면서 최첨단 과학의 시대에 살고 있는 현대는 가톨릭이나 기독교가 지동설을 과학적으로 확실하게 믿고 있는 시대다.

그렇다면, 성경 여호수아서에 나오는 천동설을 근거로 해가 하루 종일 멈춰 선 사건을 지동설 시각에서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지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해가 멈춘 사건을 현대 과학이 인정하지 않는 천동설 프레임으로 보면 아무 문제가 없지만, 해가 멈춘 사건을 현대 과학이 인정하는 지동설로 보면 매우 큰 문제가 발생한다.

지동설에 의해 지구가 도는데 해가 멈춘 것처럼 보였다는 것은 최소한 1초에 30km의 속도로 돌고 있던 지구의 자전이 멈춰야 하는 것이고, 그러면 모든 사람과 물건은 지구 바깥쪽으로 튕겨나가면서 이미 지구에 종말이 왔어야 했기 때문이다. 이 역시 과학으로 설명하기 불가능한 사건 중의 하나가 아닌가?

나는 크리스찬으로서 성경의 내용이 다 옳다고 믿기 때문에, 성경에 나오는 천동설의 내용도 불가사의로 보고 천동설에 대한 재해석을 해야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말도 안 되는 생각이라 할 수 있지만, 400여 년 전 코페르니쿠스가 지동설을 주장했을 때도 그랬지 않았는가.

현대 과학은 태양도 은하계의 한 부분에 불과하며, 블랙홀(은하 중심)을 중심으로 타원운동을 하고 있음을 발견했고, 더 나아가 은하도 우주에 존재하는 수많은 은하 중의 하나임을 발견했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현대 과학도 먼 미래에는 허무맹랑한 신화처럼 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불가사의가 있는 한 과학은 계속 발전하는 것이지, 지금의 과학이 영원한 진리가 될 수는 없다.

김삼기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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