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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김장하고, 나눔하고 “이런 아파트 보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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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김장하고, 나눔하고 “이런 아파트 보셨어요?”
  • 서병선 기자
  • 승인 2020.11.26 14: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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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군 '아파트 르네상스'
배려하는 이웃문화의 싹 틔우다

 

 

층간소음, 주차문제, 흡연 등 아파트 거주민들이 많아지면서 주민들 간의 분쟁도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공동주택은 편리하지만 여러 사람이 모여 사는 만큼 지켜야할 예절도 많다.
정부는 중앙 공동주택관리 분쟁조정위원회를 통해 이웃의 갈등을 조정하고 있고 각 지자체에서는 갈등 조정기구를 운영하기도 한다.
완주군은 좀 더 원초적인 방식으로 접근했다. 이웃들의 소통을 강화하는 장을 마련하고자 한 것. 이는 다소 느리지만 주민들과의 유대관계를 통해 서로를 배려하는 이웃문화를 싹 틔우게 하자는 것이었다.

▲ 아파트 공동체의 나비효과
‘아파트 르네상스’로 명명한 이 사업은 민선6기 공약사업으로 추진됐다. 첫 시작은 아파트의 공동체를 발굴하고, 지원했다. 주민들은 삼삼오오 모여 취미반을 개설해 요가, 우쿨렐레, 줌바댄스 등을 배우기도 했고 함께 모여 아나바다 장터를 열기도 텃밭을 가꾸기도 했다. 또한, 봉사활동에 나서 이웃을 살폈다.
연말에는 모든 공동체들이 다 같이 모여 한 해의 활동을 결산하고, 서로의 활동상을 공유했다. 이는 서로의 자극제가 되고, 자신의 아파트 공동체뿐만 아니라 다른 이웃의 공동체까지 보듬는 여유와 소통의 연결고리가 됐다.
해가 거듭될수록 공동체는 다양화됐고, 취미를 넘어서 전문가반으로 더 나아가 창업까지 이어지기도 했다. 봉사활동의 범위도 확대돼 아파트를 넘어서 다른 이웃들까지 챙기는 공동체들도 많아졌다.

완주군의 이 아파트 르네상스 사업은 코로나 상황 속에 더욱 빛을 발했다.

 

이서지역 아파트 공동체로 구성된 봉사단은 지난 추석 명절 코로나19 방역에 조금나마 도움이 되고자 천마스크, 마스크목걸이, 손소독제, 비누 등으로 구성된 코로나 방역 세트를 제작했다. 제작에 참여한 공동체는 아파트 르네상스 사업을 통해 친환경제품만들기, 캘리그라피, 천아트 등의 프로그램 활동을 이어왔고, 관련자격증을 취득해 그동안 배운 재능을 이웃과 함께 나눴다.

이서 남양사이버아파트 늘해찬공동체는 손소독제를 에코르1단지 너랑나랑우리공동체는 천마스크, 에코르2단지 잼재미공동체는 수제비누를 제작했고 이노힐스아파트 이노힐스의 하모니, 에코르3단지 문화를 찾는 사람들, LH9단지 한마음공동체, LH10단지 디딤돌공동체는 나머지 물품과 키트를 포장하는데 힘을 보탰다.
LH10단지 아파트는 LH전북지원본부 후원으로 임차인대표, 아파트 공동체회원, 이장 등 30여명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김장김치를 담아 단지 내 독거노인과 어려운 가정에게 전달하는 행사를 가졌다.

완주군 상관면 지큐빌 아파트 공동체 ‘함께하는 상관’은 지난 여름 관내 27개 마을 이장단에게 모기퇴치제 1000개를 만들어 기부했다. 이들은 르네상스사업을 통해 아로마 자격증, 친환경 EM 등을 배웠고, 이를 활용해 주민들에게 유용한 모기퇴치제를 만들었다.
지난해에는 소외계층에게 밑반찬 나눔, 요양원 손 마사지 봉사에 이어 올해는 손세정제를 만들어 예은노인요양병원, 지역아동센터 등에 나눔하기도 했다.
지큐빌 르네상스 봉사단 관계자는 “함께 모여 만드는 과정이 다소 어려움이 있기는 하지만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주민들이 웃음짓는 모습을 보며 봉사의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코로나 뿐만 아니다. 아파트 공동체들은 함께 사는 아파트 문화로 바꿔가는데에도 크게 일조하고 있다.
주택관리공단 완주봉동 주공아파트 단지에서는 주민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환경 캠페인을 펼쳐 분리수거 방법을 주민들에게 교육했고, 공동체 회원들은 손수 만든 반찬을 판매해 수익금을 연말에 기부하기로 했다.

용진대영아파트에서 아나바다 장터가 개최됐다. 공동체 회원들이 일 년 동안 아파트 텃밭에서 가꾼 농작물과 손수 제작한 마스크 스트랩을 판매하였고 수제비누만들기 체험도 진행해 큰 인기를 끌었다.
LH9단지 한마음공동체(대표 서경석)는 올해 1년간 공동체 활동으로 배운 난타, 방송댄스를 주민들 앞에서 발표하는 자리를 가졌고, 층간소음예방, 애견문화예절 지키기 캠페인도 진행했다.
LH10단지 이산형 소장은 “2015년부터 지속적으로 김장김치를 나눔 행사를 가졌지만 올해 코로나 여파로 진행여부를 고민하였는데 봉사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나눔 행사를 개최했다”고 말했다.

삼례읍 대명아파트 주민들은 아름다운 아파트 꾸미기 활동을 진행했다.
부녀회원들로 구성된 주민들은 지난 3월부터 씨를 뿌리고 준비해온 설악초, 풍접초, 해바라기 등의 일년생 화초와 조팝나무, 영산홍, 핫립세이지 등 다년생 화초를 이식했다. 주변경관 개선뿐만 아니라 쓰레기 분리수거장을 중심으로 자원재활용 홍보현수막을 게첩하고 재활용품 분리배출 요령을 주민들에게 설명을 하는 교육도 진행하는 등 아파트 문화 개선에 크게 일조하고 있다.

 

박성일 완주군수는 “올해 아파트 르네상스 사업의 화합행사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기존에 추진했던 행사보다 규모는 축소됐지만 공동체의 나눔 실천 및 다양한 방법으로 지역주민과 소통하는 자리가 펼쳐지고 있다”며 “해가 거듭될수록 르네상스는 보다 다양하게,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어 주민들의 힘을 몸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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