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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기사 잇따른 사망... “남의 일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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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기사 잇따른 사망... “남의 일 아니야”
  • 정석현 기자
  • 승인 2020.10.19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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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택배기사 평균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업무과중 호소’
-완산물류터미널 일 평균 20여대 대형물류차량 입고... 대당 1만개 물량
-4~5년 사이 택배물량 급증... 분류작업 관행 등 기존 시스템은 그대로

“더 이상 남 일이 아니야”

최근 잇따른 택배기사 사망소식을 접한 전주지역 한 택배업계 종사자 A씨의 한숨 섞인 하소연이다.

A씨 역시 매일 오전 7시면 전주 완산물류터미널로 어김없이 출근을 한다.

이곳에만 하루 평균 20여대의 대형물류차량이 들어선다. 차량에는 한 대당 1만개 가량의 물품이 실려 있다.

A씨는 150여명의 택배기사들과 함께 출근 즉시 이 물량에 대한 분류작업에 들어간다. 물론 이 작업은 무급이다.

12시 반까지 이어지는 분류작업이 끝나면 간단한 요기를 마치고 본격적인 배송업무에 돌입한다.

하루 평균 300건 이상의 배송을 쉴 새 없이 마치면 오후 7~8시, A씨의 길고 고단한 하루가 마무리된다.

이처럼 택배기사들이 업무과중에 시달리면서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과로사로 추정되는 사망사고가 잇따라 발생, 보호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 지난 8일 서울 강북구에서 배송 업무를 하던 CJ대한통운 소속 40대 택배 노동자 김모(48)씨가 사망한 데 이어 지난 12일에는 한진택배 소속 김모(36)씨가 목숨을 잃는 등 올해만 10명의 택배 노동자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택배기사들은 과로사의 주된 원인으로 소위 ‘까대기’라고 불리는 물량 분류 작업을 꼽고 있다.

분류 작업은 택배물품을 구역별로 구분해 차량에 싣는 업무로 하루 평균 5~6시간이 소요되지만 이에 대한 보수는 지급되지 않는다.

택배 노조 측은 사실상 무임금인 분류 작업에 대한 인력 충원을 요구하고 있지만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여파로 택배물량이 급증하면서 지난 추석 연휴 한 택배회사에서 전주 완산구 물류터미널에 일시적으로 분류작업 도우미를 지원했지만 그마저도 지난 16일 종료된 상태다.

이에 대해 업체 측은 택배기사가 받는 배송 수수료에 분류 작업 비용이 포함, 추가 비용이나 인력을 제공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택배기사는 현행법상 개인사업자로 분류돼 건당 수수료를 받기 때문이다.

도내 한 택배기사는 “최근 5~6년 사이 온라인 쇼핑 일상화 등으로 택배물량은 급증했지만 기사들이 관행처럼 해오던 분류작업 등 기존 시스템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면서 “변화된 환경에 맞는 택배기사들의 근로환경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장 생계가 달린 택배기사들은 업무과중에 시달리면서도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며 “행여 대리점에 밉보여 물량조절이 이뤄질까 노심초사할 뿐 어디 하소연할 곳도 없다”고 토로했다.
정석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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