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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귀다’, ‘갑통알’ 신조어 홍수시대 한글날 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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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귀다’, ‘갑통알’ 신조어 홍수시대 한글날 무색
  • 정석현 기자
  • 승인 2020.10.07 1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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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정체성 훼손, 세대 간 소통단절 우려
-일각에선 “젊은 층 새로운 문화 이해해야” 입장도

직장인 김모(48)씨는 후배 직원들과의 대화 도중 당황스러움을 느끼는 경우가 한 두 번이 아니다.

후배들이 일상처럼 사용하는 신조어들을 도통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574돌 한글날을 맞았지만 신조어가 홍수처럼 등장하면서 기념일 제정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

최근 인터넷이 일상화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우리 고유의 한글이 변형되거나 외래어가 남용된 신조어 사용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10대 청소년들 사이에서 SNS 등을 이용한 소통이 늘어나면서 신조어·축약어가 난무하고 있다.

실제 도내 한 고교생의 스마트폰 대화창에는 ‘삼귀다(사귀기 전 단계)’, ‘갑통알(갑자기 통장을 보니 알바해야겠다)’, ‘스몸비(스마트폰 좀비)’ 등 이해할 수 없는 단어들이 가득했다.

이 같은 신조어들이 무슨 뜻인지 이해할 수 없는 경우가 대다수이지만 이미 청소년들 사이에는 일상 언어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이를 두고 무분별한 한글 파괴를 통해 우리말 정체성을 훼손되고 세대 간의 소통이 단절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어교육 전문가들은 “최근 신조어가 청소년들 사이에서의 단순한 통용을 넘어 직장내에서도 특정집단만의 어휘체계를 구성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면서 “자칫 세대 간, 집단 간 소통을 단절시킬 수 있는 사회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새로운 문화로 이해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초등학교 6학년 자녀를 둔 주부 A씨는 “아이와 대화할 때 가끔 못 알아듣는 경우도 있지만 친구들과의 빠르고 재미있는 의사소통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며 “무조건적인 제재보다는 아이들만의 문화로 이해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도내 한 중학교 교사 B씨는 “신조어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조금 무리가 있다고 본다”면서도 “젊은 층에게 통용되는 것은 막을 수는 없지만 한글이 왜곡되거나 대다수 이해할 수 없는 방향으로 지나치게 발전하는 현상은 막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석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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