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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공동주택생활, 안전적응훈련 습관화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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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공동주택생활, 안전적응훈련 습관화로부터
  • 전민일보
  • 승인 2020.09.24 09: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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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상상력은 가끔 엉뚱하면서 가슴에 울림을 선사한다. 어린 시절에는 꿈을 이루기 위해 하루빨리 어른이 되려고 밥도 두 그릇을 먹기도 하지만 어른이 된 후에는 어린 시절 추억을 되새기며 다시 돌아가고 싶어한다.

<테스와 보낸 여름> 동화 속 주인공 샘은 ‘지구상에 마지막 남은 공룡의 쓸쓸함’을 상상하면서 자신은 집안의 막내이므로 끝내 혼자 남을 것이고, 그에 대비하여 외로움에 적응하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다짐하고 계획을 세워 실천을 옮긴다. 외로움을 적응하는 훈련이란 아이들이 처음 직면하게 되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다.

산 그림을 예로 들면 처음에는 눈에 보이는 산의 모습만 그리지만, 그 시기를 벗어나면 산속에 어떤 생명체가 살고 있으며 산 뒤에는 무엇인가 우리가 알지 못한 존재가 있을 것이라고 상상한다.

이러한 상상에 성숙함을 더한다면 울음보다 적응 훈련을 택한다는 것이다. 어른들은 그 상상력을 올바르게 지켜주는 울타리를 만들어줘야 할 것이다.

이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사회에 적응하는 힘을 기른다면 자연스럽게 울타리를 뛰어넘을 것이기에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주고 격려해줘야 한다.

그렇다면 이 준비기간 동안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삶은 계획대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지만 주위에 일어날 수 있는 소방안전은 튼실한 계획을 세우고 실천한다면 충분히 안전에 힘을 기를 수 있다.

특히 사소하다고 가볍게 지나치는 안전불감증부터 위험을 알면서도 눈을 감아버리는 무관심, 자신의 능력을 벗어난 과시욕까지 순간의 선택이 생사를 가를 수 있기에 안전은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그래서 생활 속 작은 관심과 실천이 강조된다. 주거공간은 생활 비중이 높은 장소이며 다수 인명피해가 많은 공동주택을 중심으로 2가지를 실천한다면 화재로부터 안전을 지킬 수 있다.

첫 번째는 계단 통로 비상구 폐쇄 및 물건적치를 금지다.

화재가 발생하였을 때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수 없어 비상구는 대피하기 위한 유일한 탈출구이다. 편리를 위해 집 앞에 자전거를 세워두거나 집 안의 공간적 여유가 부족하여 물건을 쌓아 두는 등 비상구는 집안의 연장선이라는 인식이 대형참사로 이어지는 위험천만한 행위임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물건들로 인해 집안이 협소하다면 비움을 실천해보자. 비운만큼 여유도 생기고 물욕도 사라지며 결국은 비상구를 지키는 밑거름이 된다.

화재가 발생하여 농연이 가득찼다고 가정해보자. 비상구에 물건이 적치되지 않아 원활하게 대피할 수 있는 계단과 물건들로 가득 차 넘어지고 엉키는 계단과 어떤 비상구를 선택할건지 생각해 보면 정답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는 공동주택 소방차전용구역확보다. 과거에는 1가구 1차량도 부의 상징일 때가 있었다. 자동차 보급이 가속화되면서 현재는 1가구 2차량 이상으로 주민들의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주차공간이 부족함에 따라 차량 소유자는 처음에는 소방차 전용구역 주차에 대해 심적인 부담을 느끼지만 이내 곧 자신의 행동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당위성을 앞세우게 된다. 처음 1대의 차량이 시작하였지만 연쇄적으로 주차를 하면서 소방차 전용구역마저 무색하게 만든다.

소방기본법 제21조의2(소방자동차 전용구역)에 의하면 소방차 전용구역에 물건을 쌓거나 주차, 노면표지를 훼손하는 경우 1회 50만원, 2회부터 1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지만 급한 경우가 아니라면 신고를 하지 않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 주민의 의식전환과 참여, 관리사무소 관계자의 계도 및 단속이 중요하다.

화재가 발생하기 전에는 중요성을 인지하기는 어렵겠지만 막상 화재로 인해 소방차량이 진입하지 못하고 최소한의 소방활동 공간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생각만으로도 아찔하다.

공동주택의 주차난에 입주민이 불편하고 힘들겠지만 이 불편이 생성하는 공동주택 안전은 나와 내가족, 이웃을 지키는 양심의 거울이다.

공동주택 소방차 전용구역은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어리석음을 범하는 행위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잿더미 위에 앉아 후회하는 공동주택에 남은 마지막 공룡이 되지 않도록 안전에도 적응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비상구 폐쇄 및 물건적치 금지, 소방자동차 전용구역 확보가 당장은 불편할 수 있지만 적응하는 훈련을 되풀이하다보면 마음이 안전을 채워져 불안감이 사라지고 여유를 갖을 수 있음을 확신한다.

백승기 고창소방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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