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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웃기만 해도 인생은 술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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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웃기만 해도 인생은 술술"
  • 이건주 기자
  • 승인 2020.09.21 22: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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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전문기자' 지체장애 1급 이영광 시민기자

2009년 변상욱 앵커 시작으로
지금까지 800여 명 유명인 등 기사화
11년 째 매주 5~6명 이상 인터뷰
사람들이 관심있는 사람들 찾아
인터뷰이 정해지면 서울서 약속
45분 인터뷰 후 5시간 워딩작업
인터뷰 앞으로 5000명 목표

외모를 보고 사람을 봐서는 안 된다는 물취이모(勿取以貌), 우리는 살아가면서 사람의 겉모습에 반하기도 하고 그 사람을 마음대로 판단해버리는 경우도 흔히 있다. 
지체장애 1급으로 몸이 굳어 한 번 움직이려면 온 힘을 다 써야 움직일 수 있고, 말할 수 있는 이영광 기자를 만났다. 그는 현재 오마이뉴스와 고발뉴스 시민기자로 활동 중이다. 

지난 2016년 11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성남시장였던 해 인터뷰 후 양희삼 목사랑 함께 기념사진.
지난 2016년 11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성남시장였던 해 인터뷰 후 양희삼 목사랑 함께 기념사진.

이영광 시민기자는?

이영광 씨는 지체장애 1급의 장애가 있는 시민기자다. 지체장애 1급의 시민기자 활동이 뭐그렇게 대단해 지면에 소개를 하나 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를 소개하게 된 이유는 그가 유명매체인 오마이뉴스의 기자여서도, 심한 장애를 극복하고 기자로서의 일을 소화해내서도 아니다. 물론 말 한 번을 하려면 온 몸을, 온 힘을 다해야만 할 수 있는 그런 상태에서의 기자일, 특히 인터뷰만을 전문으로 한다는 것은 놀라울 수 있다. 누구도 쉽게 할 수 없는 일이다. 웬만큼의 노력으로는 불가능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그를 반드시 소개해야만 할 것 같은 의무감이 밀려온 것 또한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그를 알게 된 것을 ‘영광’이라고 말하는 유명인사들의 마음을 한 번 만났는데도 오롯이 알 것 같기 때문이다. 그는 이랬다.

‘불가능’해 보이는 것을 ‘가능’이란 단어로 바꿔 적게는 한 사람에게, 많게는 많은 사람에게 ‘인간 승리’를 보여주는 너무나 인간적인 모습 그 자체이다. 

YTN 변상욱 앵커와의 첫 만남으로 시작된 인생

전주 서완산동에 살고있는 올해 마흔인 그는 뇌성마비라는 장애를 갖고 태어나 동암재활학교를 다니다 일반학교인 신흥 중학교로 전학해 신흥고를 나왔다. 

신흥고 시절에도 골든벨에 나갈 정도로 호기심도 많고 도전정신도 강했다. 그는 인터뷰 전문기자가 된 건 ‘싸이월드’에서 우연히 YTN 변상욱 앵커의 방명록에 글을 올리면서다. 

그는 변 앵커와 글로 얘기를 하다 변 앵커를 인터뷰 한 번 해보고싶다는 생각을 했고, 그 말을 하자 변 앵커는 흔쾌히 시간을 내줬다.

변 앵커와의 만남이 이영광 그를 인터뷰 기자로 만들었다. 변 앵커에게서 인터뷰하는 방법을  배우고 하면 할수록 신기한 인터뷰에 그는 빠져들었다. 매주 5~6명 이상의 인터뷰를 하면서 지나온 세월이 벌써 11년이다. 

2009년 변 앵커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800여 명의 유명인 등을 인터뷰했다. 오마이뉴스에 700회, 고발뉴스에 500회라는 실로 놀라운 인터뷰 이력을 소유했다. 유명 정치인, 연예인, 세월호 유가족 등 당시 화제의 인물이거나 이슈가 되면 전부 인터뷰를 했던 그는 지금은 인터뷰이보다 더 유명인이 돼 있다. 

인터뷰이가 그를 만나면 “만나뵙게 되어 영광입니다”라고 인사한다. 

최고의 ‘긍정’ 아이콘 이영광

이영광 그가 대단해 보이는 것은 유명인 등을 1200번이나 인터뷰해서가 아니다. 일주일에 5~6명을 인터뷰한다는 것은 몸 움직임이 원활한 사람도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도 대부분 서울가서 하는 인터뷰이니 말이다.

지역적인 거리뿐 만이 아니다. ‘전주’라는 단어 하나 말을 하려면 온몸을 써 힘줘 말한다. 들어야하는 인터뷰이도 초긴장 상태로 집중해야 들을 수 있다. 

그가 하는 말을 놓치지 않으려면 듣는 사람도 귀를 세우고 입모양을 뚫어져라 보면서 입모양과 소리를 연결해 의미를 해석해야 비로소 말로서 전달된다. 그의 얼굴 표정과 입모양이 연결돼 그의 말이 조금 더 잘 들리기 시작하면서 알아듣는 말 수도 늘어간다. 그렇게 20~30분이 지나면 그의 선한 미소와 무한한 긍정 마인드에 감동이 밀려온다.

힘들게 말을 하는데도 언제나 얼굴에는 미소가 담겨있다. 어떻게 미소를 띨 수 있는지에 의아한 생각이 들면서 꾸밈없고 솔직한 말솜씨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그러면서 이어지는 생각은 부끄러움이다.

그의 말은 군더더기가 없다, 말 속에 뼈도 없다. 마음을 비추는 거울처럼 입에서 나오는 말은 짧지만 솔직하고 단아하다. 선한 미소와 어울리는 말들이다. 

예를 들어 유명인 인터뷰를 하면서 느낀점이 뭐가 있었나요?라고 물으면 “유명인이냐 아니냐 차이는 없어요. 그저 사람마다 다를 뿐이죠. 매번 인터뷰에 대한 아쉬움은 남아요”라는 식이다. 

유명인을 인터뷰하면서는 마인드가 바뀌거나 사람에 대한 고민을 해본 적이 있냐는 물음에는  “특별히 달라진 건 없다”며 “고민은 하지만 아직 답을 얻은 건 아니고, 선한 영향력을 끼치며 살아가지 않을까요”라고 한다. 

그에게서 보이는 것은 그저 웃기만 하라는 것이다. 그를 보면 유명해지기 위해서 애쓸 필요도, 성공하기 위해서 굳이 노력할 필요도 없다.

하고 싶은 일을 그저 하루하루 열심히 하면 된다. 마음 깊은데서부터 우러나오는 선함과 그 선함이 그대로 표정에 피어나 웃음꽃이 되어 다른 사람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그의 인터뷰는 이렇게 완성된다

그가 두 번째로 인터뷰한 유명인은 김현정 CBS앵커였고, 세 번째는 김용민 시사자키 MC였다. 유명인을 어떻게 인터뷰할 수 있었냐는 질문에 그는 여기저기서 찾아서 인터뷰를 했다고 대답했다. 시간이 갈수록 노하우가 축적돼 그리 어렵지 않다는 것. 

특히 그는 그가 보통 사람들과 다른 것이 하나도 없다고 생각한다. 몸이 불편한 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

그는 인터뷰이가 정해지면 주로 전주에서 기차를 타고 서울 용산역으로 간다. 대부분 여의도 아니면 상암동 MBC 사무실 안에서나 국회에서 대상을 만난다.

그의 기억 속에 남아있다는 국회의원은 강원도 최문순 전 지사, 2010년도에 만난 신경민 전의원 등이다. 45분 인터뷰를 하면 녹음을 풀어쓰기 위해 꼬인 손가락으로 5시간 워딩작업을 한다. 그나마 요즘에는 구글 음성문자 변환기능으로 4시간으로 줄었다.

만약에 오전 11시에 MBC에서 인터뷰가 있으면 서완산동에서 7시 반에 나와 전주역에서 8시 41분 차를 타고 서울 용산역에 10시 26분 쯤 도착한다. 거기서 내려 상암동 MBC까지 중앙선 전철을 타면 16분 만에 간다.

여의도 국회 11시 인터뷰에는 기차와 지하철 1호선 노량진역에서 9호선 타고 국회로 간다. 

아침 9시에 하자는 사람이 있으면 새벽 6시 26분 기차를 타고 용산역에 8시쯤 도착해 아침 먹고 국회로 간다. 그의 머릿속에는 노선도가 그려져 있다.

가장 최근에 한 인터뷰는 지난 16일 피디수첩의 조성현 피디였다. 요즘은 코로나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고 있어 주로 메일이나 문자를 이용해 한다.

지난 18일에는 MBC김수근 기자와 박성호 미국특파원을 인터뷰했다. 해직기자였던 박성호 기자와는 오래전부터 친분이 있어 카톡 전화를 이용해 인터뷰를 했다는 것. 주요 질문 내용은 미국사회의 코로나와 뉴스 내용에 대한 것이었다.

언제나 웃는 얼굴로 사람을 대하는 이영광 기자가 한 사람을 인터뷰해 완성된 기사로 받는 원고료는 1만 5000원에서 8만 원이다. 

그의 꿈은 지금부터 1년에 250명, 10년이면 2500명, 20년 후에는 5000명을 목표로 사람들이 좋아하고 관심있는 사람을 찾아 쉬지 않고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달려가는 것이다. 이건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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