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병도 최고위원의 중앙당 진출 좌절의 무거운 정치 분위기 속에서 “전북 정치를 쇄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전북 정치의 폐단으로 거론되는 것 중의 하나는 “한 번 정치권에 발을 들이면 수년간 그 직을 굳건히 지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민주당의 텃밭인 전북에서 민주당 공천만 받으면 시장, 군수, 도지사, 국회의원, 시의원 등을 원할 때까지 할 수 있다는 것이 더 큰 폐단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같은 정치 풍토 속에서는 ‘지역발전도, 도민들의 더 나은 삶도 담보할 수 없다’는 여론이 공감을 넘어 체념과 무관심으로 번지고 있다.
정치에 무관심한 사회의 가장 큰 벌은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들에게 지배받는 것’이라는 플라톤의 명언이 아니더라도 잘못된 정치로 인해 벌어지는 불공정을 도민들은 어렵지 않게 경험할 수 있다.
또 “민주당은 각성해야 한다”, “민주당이니까”, “민주당 너무 밀어줘서” 등의 말들을 자주 쏟아내며 불만을 토로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민주당이라서가 아니라 다른당 누가 정치를 해도 지역 정치 풍토가 바뀌지 않으면 변화는 없다”라고 역설한다.
전북 정치는 도청과 시청, 교육청 등 크게 3곳의 관청에 의존한 형태로 돌고 있다. 지방의회나 국회의원이나 의안 하나를 내는데도 관청의 도움을 받아 의정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시민들이, 도민들이 대표성을 갖고 잘사는 지역을 만들어달라고 뽑아준 정치인들이 관청의 꼭두각시가 돼 행사장 가서 인사만 하면 정치인 노릇을 다했다고 생각하는 무능 정치를 하고 있다.
전북 전주시 덕진구에 사는 A씨는 “수십년 동안 선거로 지역 정치인을 바꿔봤지만 세상이 달라진 것은 하나도 없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A씨는 “우리 사회에 당연시돼있는 대표성이 사회 병폐를 조장하고 있다”며 “이제는 대표성 정치가 사회발전과 지역발전에 필요한지 진단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지역의 모 정치인은 “도민들이나 당원들은 바뀌고 있는데 정치인들만 그대로인 것 같다”며 “도민들이 굉장히 똑똑해지고 있는데도 지역 정치가 바뀌지 않는 이유는 공천제도의 한계 등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건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