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장마에 폭염과 태풍까지 찾아오면서 손해보험사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기나긴 장마와 폭우로 인해 차량 피해가 급증한데 이어 폭염에는 차량 사고마저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나기 때문.
여기에 역대급 강풍을 동반한 태풍도 북상하고 있어 향후 차량 피해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최근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가 발표한 '혹서기 교통사고 특성 분석'에 따르면 최근 3년 간 여름철(6~8월) 동안 발생한 교통사고 69만 건을 분석한 결과 불쾌지수가 80 이하일 때 보다 80 초과일 때 사고가 28% 증가했다.
특히 하루 중 기온이 가장 높은 오후 2시~4시 사이에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했다.
불쾌지수가 80 이상일 경우 이 시간대 사고 비중이 22.7%로 여름철 평균인 14.5%보다 7.2%포인트 증가해 고온다습한 날씨로 인한 불쾌지수 상승이 교통사고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장마 기간 이후 높아진 습도와 기온 상승은 운전자들의 불쾌지수를 상승시킨다”며 “불쾌지수가 올라간 상태에서 운전자간 다툼과 휴가철 교통체증은 안전운전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용된다”고 전했다.
손보사들은 최근 집중호우로 인해 역대급 추정손해액을 기록한 바 있다.
여기에 더해 태풍까지 북상해 손보사들은 긴장의 끈을 붙잡고 있다.
26일 전주기상지청에 따르면 역대급 강풍을 동반한 제8호 태풍 ‘바비(BAVI)’가 이날 밤 우리나라로 북상 중이다. 타이완 인근에서 발생한 바비는 현재 태풍의 눈이 보일 정도로 강한 태풍으로 발달한 상태다.
최대 풍속 초속 39m/s를 보이고 있는 바비는 강도 '강'에 해당하는데 이는 기차가 탈선할 수 있는 수준이다. 바비는 현재까지 국내에 영향을 미친 태풍 중 3위 안에 꼽힐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상반기 호실적을 거두며 미소짓던 손보사들은 잇따른 자연재해로 인해 다시 근심에 빠진 상태다.
최근 금융감독원의 발표에 따르면 국내 손보사들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715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5.5%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차량 탑승을 꺼리면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개선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계속되는 자연재해로 인해 하반기 전망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상반기에는 코로나19 반사이익을 누리며 개선된 실적을 기록했지만 하반기에는 손해율 상승이 커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도내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역설적이게도 코로나19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안정되면서 상반기 실적이 괜찮은 상태였다”며 “하지만 최근 장마로 인해 역대급 손해가 발생했고, 태풍까지 오고 있어서 우려스러운 상황이다”고 말했다. 김명수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