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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택배 없는 날... “쉬는게 쉬는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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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택배 없는 날... “쉬는게 쉬는게 아니다”
  • 정석현 기자
  • 승인 2020.08.11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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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 이후 쌓인 물량에 걱정 앞서... 원청 차원에서의 물량조절 등 장치 마련돼야

“쉬는게 쉬는게 아니다”

도내에서 10여 년간 택배일을 하고 있는 김모(46)씨는 14일 택배 없는 날을 앞두고 있지만 마음이 편치 않다.

택배일을 시작한 뒤 맞는 공식적인 첫 휴가지만 이후 쌓일 물량걱정이 앞서서다.

김씨는 “택배 없는 날로 지정해 하루를 쉬라고 하는데 이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하루를 쉰다고 그 날 물량이 사라지는 게 아니다. 결국 다음 날은 물량 폭탄으로 두 배로 일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도 “걱정은 나중에 하더라도 이날 하루만큼은 마음 편히 가족들과 저녁식사를 같이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우체국을 비롯한 CJ대한통운, 한진, 롯데, 로젠 등 5개사가 14일을 택배 없는 날로 정하면서 열악한 근무환경에 시달려온 택배 기사들이 하루를 쉴 수 있게 됐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택배서비스 수요가 늘어나면서 업무과중에 시달리는 택배기사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택배기사들은 업체에 고용된 노동자가 아닌 택배업체와 계약을 맺은 개인사업자로 법정휴일, 연차, 휴가제도 등 노동자로서의 목소리도 내지 못한 채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특히 하루를 쉬기 위해서는 대체인력 등을 통해 공백을 메워야 하는 구조로 휴가를 쓰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

때문에 이날은 단순히 하루를 쉰다는 것을 떠나 열악한 환경에 시달리는 택배기사들에게 관심을 가진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

하지만 택배 없는 날 이후 폭증할 물량에 대한 책임은 온전히 택배기사들의 몫으로 남겨지면서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양영호 전북지부 화물연대 택배 지회장은 “그간 명절이나 징검다리 휴일은 택배기사들에게 남의 이야기였다”면서 “공식적으로 하루를 쉴 수 있게 됐다는 것에 대다수 기사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휴일 이후 급증할 물량 걱정 없이 편히 쉴 수 있도록 원청 등에서의 물량조절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석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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