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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으면 모든 게 끝날까요.. 자살률 전국 5위의 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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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으면 모든 게 끝날까요.. 자살률 전국 5위의 오명
  • 장세진 기자
  • 승인 2020.08.06 17: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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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간(2016~2018) 도내에서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한 사람은 1596명, 자살률 전국 5위다. 같은 기간 경찰에 접수된 도내 교통사고 사망자수가 866명인 것과 비교해 두 배에 육박하는 수치다.

6일 전북 정신건강복지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정신건강 관련 상담 건수는 4935건이며 올해는 지난 2일까지 3299건의 상담이 이뤄져 지속적으로 느는 추세다.

이 같은 심각한 상황에 전북도는 현재 20억7485만원의 예산을 들여 캠패인, 치료비 지원 등 25개의 자살예방사업을 시행 중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대책들은 예산 부족으로 질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상담을 받아본 자살고위험군 백모(30)씨는 상담사가 “시집을 어서 가야 한다”는 말을 하는 등 전문성이 떨어졌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때문에 시민들은 용기 내 센터를 찾아가도 별다른 도움을 받지 못하고 발길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

할 수 없이 사설 센터를 찾아가 심리치료사에게 제대로 된 상담을 받으려 해도 1회(50분~1시간)에 10만원 가량의 비용이 드는 데다 최소 5~10회 이상의 치료가 필요하다. 상담치료는 건강보험 적용 대상이 아닌데다 지원도 부족해 사람들은 비용에 부담을 느끼고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학교에도 상담교사가 배치돼있지 않은 곳이 많고, 진행하는 자살예방 교육 역시 전문가가 투입되는 경우가 드물어 효과는 미비한 실정이다. 

정신건강복지센터 관계자는 “현장에서 가장 급한 건 예산”이라며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어도 예산이 부족하다보니 전문성을 갖춘 인력을 고용하기도 쉽지 않고, 고작 20명의 직원이 200만 도민을 책임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전북도 역시 어려움을 호소하긴 마찬가지다.

도 관계자는 “정책 초기인데다 예산이 부족해 여러 분야에서 부족한 점이 많다”며 “주어진 예산 내에서 최선을 다 하고 있지만 코로나19 등 사회적인 문제로 자살률이 증가하는 경우가 많아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이처럼 많은 정책들이 예산 부족으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병원치료 연계와 인식 개선, 정신질환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A씨는 “자살 고위험군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병원에서의 치료”라며 “정신질환자의 발견부터 치료, 관리까지 이어지는 시스템의 구축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극단적 시도로 병원에 실려 온 경우에도 정신질환에 대한 잘못된 인식 때문에 치료를 거부하는 안타까운 사례도 종종 있다”며 “꾸준한 교육과 홍보를 통해 인식을 개선하는 것 역시 급선무”라고 말했다.
장세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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