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준병 정읍고창 민주당 의원이 고 박원순 시장과 관련된 피해자 2차 가해 발언 논란에 이어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으로 전세가는 높아지고 전셋집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로 어려워질 것이라는 국민적 우려 앞에 “의식 수준이 과거 개발시대에 머물러 있다”고 비하 발언 논란을 일으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서울시 행정1부시장을 지낸 윤 의원은 지난 1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임대차 법안 통과로 전세가 소멸할 것이란 국민적 우려에 대해 “서민에게 월세가 전세보다 쉽다”, “전세는 과거 개발시대 의식 수준”이라고 주장, ‘직접 월세 살아봐라’는 비판에 “월세를 몸소 실천하고 있다”고 받아쳐 또 다시 거센 비판을 불러들였다.
또 3일 새벽 윤 의원은 비판 여론에 굴하지 않고 다시 페이스북을 통해 “본인은 월세 살고 계신가”라는 한 네티즌의 댓글에 “많은 분이 저에게 월세를 살아보라고 충고를 하셨다. 월세 체험을 해보라는 충고 감사하다”며 “저는 집을 투기나 투자의 대상으로 생각하지 않고 아파트 투기 없이 30년 넘게 북한산 자락의 연립주택에서 실거주 목적으로 살아왔다. 지금은 월세도 살며 월세 생활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고 답글을 달았다.
그러나 윤 의원의 댓글은 그가 2주택자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판여론은 더 거세졌다.
윤 의원은 서울 종로구 구기동 주택과 마포구 공덕동 오피스텔을 소유한 2주택자로 알려졌으며, 그의 월세 체험은 실거주 중인 서울 종로구 주택을 제외한 정읍·고창의 월세를 뜻하는 것으로 네티즌들은 짐작했다.
온라인에서는 “누구를 놀리는 거냐. 지역구에 주소 옮긴 걸로 ‘월세도 몸소 실천’한다는 거냐” “정읍에서 투룸 아파트 월세가 500~1000만 원 보증금에 20~30 만 원 정도 하던데 그걸로 월세 생활 ‘몸소 실천’ 운운하는 것 아닌가. 공직생활 수십 년 한 분 양심이 그 지경은 아니라고 믿고 싶다” 등의 비판이 쇄도했다.
윤 의원에 대한 비판은 같은 당 당권 주자에서도 나왔다. 이날 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라디오에 출연해 “국민 감정선이나 눈높이에 좀 맞춰서 발언하시는 게 필요하긴 하다. 그런 부분을 좀 잘 못 읽으신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며 “임대차가 무조건 나쁘기만 한 걸까, 그런 부분에 대해 지적한 거 아닌가 싶은데 표현이나 이런 부분에서는 조금 신중하게 했으면 좋았을 터라는 아쉬움이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서울시 기획조정실장, 행정1부시장 등을 거친 ‘박원순계’로 분류되는데, 박 전 시장의 극단적 선택과 관련 “누구보다도 성인지 감수성이 높은 분”이라고 지칭하며 “고소 이후 전개될 진위여부에 대한 정치권의 논란과 논란 과정에서 입게 될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등을 방지하기 위해 죽음으로써 답하신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이건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