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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가격 오름의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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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가격 오름의 원인
  • 전민일보
  • 승인 2020.07.15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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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부동산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다.

그래서 정부의 부동산가격 안정정책이 실패했다고 난리다. 그러자 정부는 세금을 올리고 규제로 옥죄는 부동산 정책을 더 강화하겠다고 또 난리다.

현정부의 부동산정책이 잘못되었다는 것에는 동의하나 그것 때문에 가격이 오른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 필자는 나름대로 최근의 현상에 대해 분석적으로 설명을 해보고자 한다.

흥미로운 점은 주식시장에서도 최근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하고 있지만 여기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아우성 치지 않고, 정부도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으름장 놓지 않는다.

자산가격이 올라서 기존 투자자들이 이익을 보고 있다는 점에서는 마찬가지인데, 우리 사회에서는 부동산 시장과 주식 시장을 서로 다른 잣대로 본다.

그렇게 보는게 이념적으로 더 맞다고 주장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최근의 부동산과 주식의 가격 오름을 이해하는 데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전세계적인 감염병 위기 속에서 미국, 유럽, 일본 등 다른 나라들에서도 부동산, 주식 등 자산의 가격은 상승하고 있다. 이는 십여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대조된다.

그 때에는 자산가격이 하락했었다. 아니 그전에도 경제위기의 와중에서는 자산가격이 내리는 게 일반적인 현상이다. 그렇다면 이번 위기에서는 왜 자산가격이 오르는가. 이번 위기는 무엇이 다른가.

현재의 자산가격은 미래의 실물가격에 대한 기대에 따라 결정된다. 그 동안 우리가 경험한 경제 위기들은 금융위기에 뒤이은 실물위기이거나, 이런저런 상황으로 시장심리가 위축되어 소비와 투자가 감소되는 등 수요감소가 그 원인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위기 중에는 돈이 풀려도 쓰지 않지만 상황이 호전되어 돈을 쓰기 시작하면 실물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다. 수요만 회복되면 공급이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미래에 실물가격이 오르지는 않을 거라고 위기중에 예상할 수 있었다. 거시경제적으로 보면 디플레 또는 제로인플레 상황이 예상되었다.

그런데, 이번 위기에서는 전세계적으로 사람과 물자의 이동이 제약받고 있으며, 그런 상황의 장기화가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간재의 글로벌 공급사슬이 끊어지고 생산기반 자체가 무너지고 있다. 중앙은행이 돈을 풀고 정부가 지출을 늘리고 있지만 소비와 투자가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여느 경제위기에서와 다를 바 없다.

그런데 소비와 투자 심리가 회복되어 막상 사람들이 그동안 풀렸던 돈을 쓰기 시작했을 때 공급이 따라줄 것인지 의문이다.

끊어진 글로벌 공급사슬을 회복하고 무너진 생산기반을 재건하는 게 간단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풀렸던 돈들이 공급이 부족한 실물들을 쫓아다니면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

미래에 실물가격의 오름, 곧 인플레가 예상되기 때문에 사람들은 현재 부동산과 주식에 대한 투자를 늘린다.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면 시장에서 자산가격은 오르고 예상수익율은 내려간다. 자산투자는 화폐단위로 계산되는 명목수익율이 제로로 떨어질 때까지 늘어날 것이다.

왜냐하면 각국 중앙은행들이 이자율을 상당기간 제로 근방에서 유지할 것이므로 예금을 하거나 채권에 투자하더라도 더 나을 게 없기 때문이다.

예상되는 인플레에 따른 조정을 거치고 나면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의 가격은 오름세를 멈출 것이다. 더 이상의 무리한 정책 없이도 부동산 가격은 오름세를 멈출 것이다.

필자가 즐겨 봤던 인기 TV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 이런 대사가 있다.

“세상에는 절대 진리 두 가지가 있대메... 서울부동산 값 안 떨어지는 거랑 윤세리 안 죽은 거랑...”

윤세리 안 죽은 것은 사실로 판명되었다. 서울 부동산 값 안 떨어지는 것은 절대 진리일까.

채수찬 경제학자, 카이스트 교수

※본 칼럼은 <전민일보>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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