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5% 오른 8720원으로 결정됐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9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을 이 같이 의결했다. 이는 올해 최저임금(8590원)보다 130원 많은 것이다.
이번에 확정된 최저임금 인상률은 지난 1988년 최저임금제도가 도입된 이후 역대 최저치에 해당된다.
1998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당시 인상률은 2.7%, 국제금융위기가 있었던 2010년 인상률은 2.75%였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올해 코로나19 감염증 사태에 따른 위기감을 반영해 인상 폭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최저임금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내년도 최저임금이 1.5% 오른 데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그동안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점을 감안해 ‘최소한 동결’을 주장해왔기 때문이다.
다만 역대 최저 인상률로 결정한 것과 관련해 ‘최악은 면했다’는 평가지만 일선 자영업자들은 “이것도 벅차다”는 반응이다.
전주시 덕진구에서 커피숍을 운영하는 김모(41)씨는 “역대 최저 인상률이라고 말들을 하지만 자영업자들의 현실을 모르는 소리”라며 “경기불황에 코로나까지 겹쳐 장사를 그만둬야 하나 고민하고 있는데 여기서 임금을 더 올려주면 자영업자들은 더 이상 살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전북대 인근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신모(55)씨는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에다 코로나19로 벼랑 끝에 서 있는 자영업자를 낭떠러지로 떠미는 격”이라며 “이젠 버티기 힘들다. 아르바이트를 줄이거나 영업시간을 단축할 수 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반면 아르바이트 노동자를 포함한 직원들의 입장은 달랐다. 오히려 이번 최저임금 인상이 ‘생색내기 인상’ 정도에 불과하다며, 불만을 보이는 사람이 많았다.
월 근로시간 209시간 기준 내년도 최저 월급은 182만 2480원이다. 올해보다 겨우 2만 7170원 올랐다.
대학가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 하는 김모(20)씨는 “하루에 8시간을 근무해도 겨우 버스비 정도 오른 것”이라며 “최소 9000원대는 넘어설지 알았는데 너무 실망스럽다”고 하소연 했다.
줄어든 아르바이트 일자리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전주에 사는 이모(26)씨는 “최저임금이 겨우 130원 올랐다지만 자영업자들의 체감은 높을 것 같다”며 “코로나로 안 그래도 아르바이트 구하기가 어려워졌는데, 최저임금 인상을 이유로 더 일자리가 없어질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명수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