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4-18 11:20 (목)
‘수도권 예외주의’ 탈피없이 균형발전은 없다
상태바
‘수도권 예외주의’ 탈피없이 균형발전은 없다
  • 전민일보
  • 승인 2020.07.13 09: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얼마 전 서울에 있는 친척집을 방문했다. 그 집의 대학생 아들은 친구와 통화하면서 “오늘은 만날 수 없다. 시골에서 친척이 올라와 저녁식사를 같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에 살고 있는 이들의 시각에서 서울 이외의 지역은 모두 시골로 인식되고 있다.

시골의 사전적 기본의미는 ‘도시에서 떨어져 있는 지역이다.’ 또 다른 의미로 ‘서울 이외의 고장을 이르는 말’로 설명하고 있다. 우리는 흔히 ‘수도권 공화국’이라는 표현으로 과도한 수도권 과밀화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국토균형발전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수도권의 인구가 처음으로 비수도권 인구를 추월했다. 그 동안 균형발전정책이 추진됐지만, 지방의 인구는 줄고, 수도권의 인구만 늘어나고 있다. 사람은 서울로 보내고, 말은 제주도로 보내라고 했던가.

젊은 층은 취업과 대학진학 등을 이유로 시골(서울 이외의 지역)인 고향을 등지고 있다. 젊은 세대들, 특히 서울 등 수도권에 거주하는 젊은 세대들에게 있어 수도권공화국민이라는 일종의 자부심마저 스며들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상황을 현실에서 여러 차례 마주했다.

젊은 세대들에게 지방에서 거주하면 또래의 경쟁구도에서 도태되는 것처럼 느껴지는 현재의 현실을 탈피하기 위해서라도 균형발전은 더욱 강하게 진행돼야 한다. 초일류 강대국인 미국인들은 그들만의 선민의식과 미국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

이를 ‘American Exceptionalism'(미국의 예외주의)라고 표현한다. 미국인들은 예외주의를 자신들에게만 적용하며 세계 최고의 국가, 세계 최고의 국민으로 자부하고 있다. 미국의 유명 정치인들은 연설 때마다 '나는 미국의 예외주의를 믿는다’며 그들만의 신념으로 받아들인다.

다시 한국을 들여다보자. 수도권, 그 중에서도 서울시민들은 일종의 ‘서울(수도권) 예외주의’를 신념으로 삼고 있는 것은 아닌지. 경제·금융·문화·정치 등 모든 것이 서울 등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얼마 전 서울에 거주하는 한 지인이 처음으로 전주 소리문화의 전당을 찾았다. 그 지인은 “전주에 있기에는 너무 과한 문화시설이 아닌가”라며 나에게 물었다. 그들의 시각에서 서울 이외의 지역인 시골에 대규모 문화시설이 들어선 것 조차도 불편하게 받아들였다.

시골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시골이기에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고, 각종 편의·문화시설을 향유하기 위해 서울을 찾아야 하는가. 새만금 공항추진과 관련, 교통이 좋아져서 3시간이면 갈 수 있는 인천공항을 이용하면 된다는 식의 시각은 전형적인 수도권 예외주의 발상이다.

시골도 사람이 살고 있고, 대한민국의 공동체를 구성하고 있다. 시골은 시골로 남기 바라는 수도권 예외주의는 국토균형발전을 가로막는 최대의 장벽이다. 균형발전 포기는 공동체 의식을 약화시킬 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신천지예수교 전주교회-전북혈액원, 생명나눔업무 협약식
  • '2024 WYTF 전국유소년태권왕대회'서 실버태권도팀 활약
  • 남경호 목사, 개신교 청년 위한 신앙 어록집 ‘영감톡’ 출간
  • 이수민, 군산새만금국제마라톤 여자부 풀코스 3연패 도전
  • ㈜제이케이코스메틱, 글로벌 B2B 플랫폼 알리바바닷컴과 글로벌 진출 협력계약 체결
  • 스마트365잎새삼, 스마트팜을 통해 3년간 확정 임대료 보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