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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존엄성과 개인의 소신, 무엇이 더 중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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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존엄성과 개인의 소신, 무엇이 더 중요한가
  • 전민일보
  • 승인 2020.07.09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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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누명을 쓰고 전북도교육청 감사를 받다가 지난 2017년 8월 극단적인 선택을 한 부안 상서중학교 고 송경진 교사의 유족들은 3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비통함을 떨쳐버릴 수 없다.

지난 6월 19일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는 송 교사의 순직을 인정하며 인사혁신처가 지급을 거부한 유족급여를 지급할 것을 결정했다. 3년 만에 송 교사의 명예가 회복하고, 논란이 종식될 것처럼 보였다.

재판부도 경찰의 내사 종결 처분에도 불구하고 도 교육청 학생인권교육센터가 다소 무리한 감사를 진행했다는데 공감했다.

하지만 김승환 전북도 교육감은 지난 2일 취임 10주년 기자회견에서 실체적 사실규명을 강조하며 강한 항소의지를 드러내며 유족에게 또 다시 상처를 줬다.

당시 김 교육감은 인사혁신처도 항소에 우호적인 분위기라고 전했으나, 지난 6일 인사혁신처는 재판부의 판결을 존중한다며 항소를 포기했다.

도의적인 측면에서 최소한 유족들을 위로하는 모습조차 보여주지 못하며 인사혁신처를 도와 적극 항소하겠다는 김 교육감이 머쓱해졌다.

인사혁신처가 항소를 포기하면서 송 교사의 명예회복과 유족 급여도 지급된다. 최소한 도 교육청의 사과입장이 나올까 관심이 모아졌다. ‘혹시 했으나 역시나 였다’. 마이웨이로 유명한 김 교육감의 대응자세에는 변화가 없었다.

도 교육청은 인사혁신처의 항소포기로 항소할 기회가 사라져 안타깝다는 취지의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송 교사의 가르침을 받았던 재학생과 졸업생까지 선생님의 무죄를 주장하며 복귀를 간절하게 호소하는 탄원서까지 제출했다.

송 교사가 성추행을 했다는 명확한 증거도 없다. 김 교육감의 입장에서 도덕적 아픔조차도 조금이나마 공유하지 못할 정도의 그 어떤 이유가 있는가 궁금할 따름이다. 김 교육감이 주장한 실체적 사실규명의 중요성, 그렇다면 교육청이 확보한 증거는 무엇인지.

김 교육감은 송 교사의 장례식 불참부터 최근 아내 등 유족들의 면담 요청도 거부하고 있다. 최소한 재판부의 판결에 따른 유족의 아픔을 보듬을 단 1%의 이유조차 없는 것 인가. 송 교사에 대한 공개사과는 학생인권센터의 무리한 조사를 인정하는 꼴이 되기 때문인가.

한국교총과 시민사회단체는 최근 김 교육감의 사과와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양대 교육단체인 전교조는 사건이 발생했던 당시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침묵하고 있다. 전교조 역시 한 교사의 죽음보다 더 많은 의미를 부여해야 할 실체적 진실규명에 동의하고 있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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