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여름철 무더위가 시작된 가운데 지역 상권에서 ‘개문냉방’을 두고 딜레마에 빠졌다.
문을 열고 에어컨을 가동하는 개문냉방이 현행법상 불법이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에어컨 사용 시 환기가 중요시됨에 따라 개문냉방 영업이 사실상 자유로워진 상황이다.
앞서 지난 5월 보건당국은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에어컨 사용 시 2시간마다 1회 이상 환기를 필수적으로 할 것을 요청했다.
정부는 에어컨 사용으로 실내공기가 오래 머물게 되면 감염위험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신선한 외부 공기로 환기를 자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에어컨을 가동하면서 선풍기를 함께 사용하는 것은 내부공기 재순환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아울러 환기가 불가능한 밀폐 시설에서 사용할 때는 모든 이용자가 마스크를 써야 하고 최소 1일 1회 이상 시설을 소독해야 한다.
이 같은 지침에 따라 사실상 개문냉방이 자유로워진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개문냉방 영업을 하는지 단속을 한 곳에서 오래 머물며 감시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반대로 2시간에 한 번씩 환기를 하는지 지켜볼 수도 없기 때문이다.
상인들은 이 같은 지침에 딜레마를 호소했다.
전주 객사인근에서 음식점을 하는 김모(55)씨는 “정부지침을 따르면 환기한 뒤 음식점 내부 온도가 높아져 손님들이 싫어한다”며 “전기료 감면 등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근에서 옷가게를 하는 이모(35)씨는 “에어컨을 작동한 채 환기를 하려고 문을 열면 개문냉방 단속에 걸리고 그렇다고 문을 닫고 영업하자니 수시로 환기해야 한다는 보건당국의 권고사항을 어기는 상황이다”며 “이도저도 못하는 상황인데 이렇게 혼선만 빚을 거면 차라리 단속 하지 않는다고 공고하는 게 낫지 않냐”고 토로했다.
한편, 현행법상 다중이용시설에서 문을 열어놓고 에어컨 등 냉방기를 가동하는 행위는 위법이다. 적발 시 최대 과태료 300만원이 부과된다. 김명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