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4-24 22:58 (수)
6.25 전쟁을 돌아보고 그 의미와 가치 담은 그림동화책'우리형'
상태바
6.25 전쟁을 돌아보고 그 의미와 가치 담은 그림동화책'우리형'
  • 이재봉 기자
  • 승인 2020.06.25 17: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동문학가 박예분작가, 아버지가 직접 겪은 이야기 모티브로 동화책 출간
한 가족이 겪어야 했던 이별과 아픔을 통해 전쟁의 비극과 아픈 역사 담아

올해는 6.25전쟁이 발발한 지 70년이 되는 해다.

1950년 6월 25일 새벽, 굉음과 함께 시작된 한국전쟁은 같은 민족끼리 총부리를 겨누며 수많은 목숨을 앗아간 후에야 멈췄지만 여전히 남과 북으로 나뉘어 70여년이 지나도록 전쟁의 상처와 불안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살아가고 있다.

휴전 협정으로 3년여에 걸친 전쟁은 멈추었지만 삶을 송두리째 잃어버린 아픔과 상처는 사람들의 가슴에 깊이 남아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박예분 작가

아동문학가 박예분씨가 6.25전쟁을 돌아보고 그 의미와 가치를 담은 그림동화책 ‘우리 형(책고래·1만3,000원)’을 출간했다.

'우리 형'은 박예분 작가의 아버지가 직접 겪은 이야기를 모티브로 했다. 

십여 년 전, 큰집에서 우연히 작은 수첩 하나를 발견한 박 작가는 한국전쟁 때 썼던 큰아버지의 낡은 수첩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읽고 또 읽었다.

동화작가이자 시인이기도 한 박 작가는 전쟁터에 나간 큰아버지가 아우들과 고향을 사무치게 그리워하던 모습을 가슴 뭉클한 글로 옮겼다.

그림을 그린 김태란 작가는 글을 보자마자 선뜻 그 그리움에 동참해 주었습니다. 담담하면서도 서정적인 그림으로 우리 민족의 아픈 역사를 한 권의 그림책에 오롯이 담아냈다.

'우리 형'은 한 가족이 겪어야 했던 이별과 아픔을 통해 전쟁의 비극을 보여 주는 그림책이다. 역사에 기록된 사실로서가 아닌, 우리 이웃이 직접 겪은 생생한 이야기다. 가만히 이야기의 맥을 따라가다 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우리형'그림책의 대략 줄거리를 살펴보면 아우에게 형은 아주 특별한 사람이다. 형은 나이 차이가 열두 살이나 나는데도 동생들을 살뜰히 챙겼다. 아우가 학교에서 받아쓰기 시험을 20점 맞은 날, 형은 미소를 지으며 아우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형이 군대에 들어갔다. 형의 부재가 서운하기만 하던 가족들이 차츰 제자리를 찾아가던 무렵 전쟁이 일어난다. 마을에는 인민군과 한편이 된 사람들이 찾아와 논과 밭을 내놓으라고 하고, 가을에 수확한 양식도 가져갔다.

전세가 바뀌어 군인과 경찰들이 마을에 들어왔을 때는 평화가 찾아오는가 싶었지만, 인민군을 잡는다고 폭탄을 던지는 바람에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불안에 떨면서 하루하루를 보내던 어느 날 낯선 군인 아저씨가 아우네 집에 찾아왔다. 군인은 형이 남긴 비망록을 전해줬다.

펜촉 끝에 푸른색 잉크를 묻혀 한 장 한 장 써 내려간 글에는 가족을 향한 절절한 그리움이 담겨 있었다. 적의 포탄이 언제 목숨을 앗아갈지 모르는 전장에서 형은 얼마나 외롭고 두려웠을까?

형이 살았는지 죽었는지 알지 못한 채 하염없이 기다려야 하는 가족의 마음은 또 어땠을까? 더군다나 6.25전쟁 동안 가족은 군인과 인민군의 대치 속에서 살얼음판을 걷는 듯 위태로운 나날을 보내야 했다. 

전쟁은 이렇게 무고한 사람들의 삶을 무참히 짓밟고 깊은 상처를 남긴다. 7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6.25전쟁을 겪은 사람들의 삶은 아직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북에 두고 온 가족 때문에 슬퍼하는 사람들, 전쟁터에서의 충격으로 늘 알 수 없는 불안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 총성은 멈추었지만 여전히 우리들의 슬픔과 고통은 남아 있다. 

박 작가는"우연히 큰아버지의 유품인 낡은 비망록을 발견했다. 당시 스무 살 갓 넘은 청년이 폭탄이 쏟아지는 전쟁터에서 언제 목숨을 잃을지 모르는 두려움 속에서 얼마나 고향이 그리웠을까. 비망록을 읽는 내내 가슴이 뭉클했다."면서 "전쟁은 사람들의 목숨을 송두리째 앗아 가고 사랑과 평화를 무참히 짓밟는 잔인한 행위다. 다시는 이 땅에 참혹한 전쟁이 되풀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호국영령들의 숭고한 애국정신을 기리며 이 글을 바친다고 전했다.

임실 출신인 박예분 작가는 전북대에서 아동학을, 우석대 대학원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했다.

2003년 아동문예문학상과 200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돼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동시집 ‘햇덩이 달덩이 빵 한 덩이’, ‘엄마의 지갑에는’, ‘안녕, 햄스터’, 동화 ‘이야기 할머니’, 논픽션 ‘뿔난 바다’, 그림책 ‘피아골 아기 고래’ 외 다수를 냈다. 한국작가회의, 한국동시문학회, 전북작가회의 회원이며, 전북아동문학회 회장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신천지예수교 전주교회-전북혈액원, 생명나눔업무 협약식
  • '2024 WYTF 전국유소년태권왕대회'서 실버태권도팀 활약
  • 이수민, 군산새만금국제마라톤 여자부 풀코스 3연패 도전
  • 기미잡티레이저 대신 집에서 장희빈미안법으로 얼굴 잡티제거?
  • 대한행정사회, 유사직역 통폐합주장에 반박 성명 발표
  • 군산 나포중 총동창회 화합 한마당 체육대회 성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