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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물 1000톤과의 사투’.. 김제 폐기물 야적장 화재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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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물 1000톤과의 사투’.. 김제 폐기물 야적장 화재현장
  • 장세진 기자
  • 승인 2020.06.17 18: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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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화마가 덮친 김제시 용지면의 폐기물 야적장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현장 근처 200여 미터 근방부터 소방차가 줄지어 서 있었고, 화재가 발생한지 30시간이 지났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시커먼 연기가 치솟고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자 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매캐한 연기가 일대를 뒤덮어 눈을 뜨기 어려웠다. 코를 찌르는 듯한 폐기물의 악취도 연기와 함께 마스크 안으로 파고들었다.

야적장 내부로 들어서자 상황은 더욱 처참했다. 1000여 톤에 달하는 폐기물더미에선 검은 연기가 쉼 없이 뿜어져 나왔고, 야적장 시설물의 벽과 천장은 검게 그을려 원래 모습을 알기 어려웠다.

10여 미터에 이르는 폐기물더미는 모두 불에 타 사방에 뒤엉켜있어 마치 폭격을 맞은 모습이었다.

소방관 김모(39)씨는 “뜨거운 열기와 폭발의 위험 속에서 30시간이 넘게 진화작업을 벌이느라 다들 지친 상태”라며 “부상의 위험을 안고도 오로지 사명감으로 버티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소방관들은 무더위에도 방화복에 장비를 갖추고 불이 붙은 폐기물더미를 기어올라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폐기물더미에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에는 폐기물을 전부 들춰내 내부의 잔불까지 진화작업을 벌여야 한다.

이 불도 전날 오전 3시 50분께 발생해 40분 만에 큰 불을 잡았지만 이후에도 1000여톤의 폐기물을 전부 걷어내 마지막 남은 불까지 끄고 있었다. 굴삭기가 폐기물을 한 움큼 집어 들춰내면 소방관들은 연기 사이로 물을 뿌려댔다. 폐기물은 물길을 맞고 연기를 내뿜으며 사방으로 흩어졌다.

진화 과정에서 분리수거가 되지 않은 폐건전지나 부탄가스 등이 폭발하며 소방관들을 위협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은 부상의 위험도 무릅쓰고 화마 속에 몸을 던졌다. 

전날부터 소방은 살수차 등 장비 19대와 인력 64명을 투입해 이날 오후 8시 현재까지 40시간이 넘게 진화작업을 진행 중이다. CCTV 분석 결과 방화 가능성은 없다고 소방은 전했다.

현장지휘에 나선 윤병헌 김제소방서장은 “분리수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폐건전지나 약품들이 강한 압력으로 눌려있거나 충격을 받을 경우 자연발화하기도 한다”며 “화재가 진압되는 대로 원인과 재산피해 등을 조사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폐기물 화재의 경우 시간과의 싸움이다. 인력과 장비가 부족한 환경에서도 조직적 대응으로 최선을 만들어내는 게 소방”이라고 말했다.
장세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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