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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달빛과 새벽의 여명을 은밀하고 고요한 풍경으로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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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달빛과 새벽의 여명을 은밀하고 고요한 풍경으로 담았다
  • 이재봉 기자
  • 승인 2020.06.03 1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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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 8일까지 이흥재 개인전

밤의 달빛과 새벽의 여명을 자연의 조명 삼아 은밀하고 고요한 풍경으로 보여주는 사진전이 마련됐다.

전북도립미술관(관장 김은영) 서울관은 오는 8일까지  '월광산수(月光山水) 그 심연의 공간-달빛으로 담다' 를 주제로 이흥재 개인전을 진행한다. 

이 작가는 전북대학교 영어영문학과 및 전주대학교 대학원 미술학과, 동국대학교 불교대학원 불교사학과 예술사전공, 동국대학교 대학원 미술사학과를 졸업했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13번째 개인전이며 신라를 다시 본다(2018. 12 국립경주박물관)를 비롯하여 다수의 기획초대전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또한 전북도립미술관장, JTV 전주방송 객원 해설위원 등을 역임하였다. 현재는 정읍시립미술관 명예관장, 무성서원 부원장, JTV 전주방송「전북의 발견」 프로그램 진행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 작가의 사진은 달빛 조명 아래 조용히 드러나는 낯선 산수를 엿보며 혼자 대면하는 절대 침묵이다. 교교한 적막함과 넉넉한 고요에 내면을 맞추고 함께 동화된다. 그리고 그 심연의 적요는 역동적인 동작보다 훨씬 큰 세력으로 경외감을 자아낸다.  

경주의 고분과 전주의 모악산이 밤의 공간 속으로 잠겨버려, 희미한 블루의 여명에서나마 그 무덤의 몸체와 산의 덩치를 더듬어 짐작케 하는 밤의 기운. 그 검은 블루 속에서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땅인가를 가늠하기 힘들다. 

또 호숫가며 저수지며 물 위에 어른거리는 검은 나뭇가지 위 낙화한 벚꽃잎들은 뭍과 물을 혼동케 하고. 검푸른 공간은 산과 물과 나무와 꽃을 하나로 만든다.

이렇듯 기다림의 시간은 길어도 포착하는 결정적 순간은 작가에게 짜릿함과 황홀함을 선사한다. 

탄성과 전율이 뒤따르는 축복의 순간. 작가와 풍경 사이의 만남이 이뤄지는 때이고, 월광 산수와 작가의 내면이 수평을 이루는 순간인 것이다. 시각적 영역을 넘어서는 현상학적 체험. 그러나 오랜 시간의 기다림 끝에 그런 순간 사진으로 찍는다. 

이 작가가 카메라로 포착하는 풍경은 경주의 왕릉을 비롯한 고분의 밤 모습, 전주 향교의 야경과 무성서원 및 모악산의 여명 등이다. 

지역적 특성이 짙은 장소들이라 밝은 햇볕 아래 찍는다면 마치 관광사진처럼 금방 알아볼 수 있는 곳들도 많다.

그러나 이렇듯 식별할 수 있는 장소들도 달빛으로 드러난 모습은 낯설게 신비롭다. 달빛이 만든 음예의 공간은 블루의 휘장 속에 개별성을 감춘 채, 자연의 은밀한 몸체와 부드러운 피부를 엿보게 한다. 

그늘도 그림자도 아닌 거무스름한 음예, 그 검푸른 빛은 모든 다른 것들을 너그럽고 넉넉하게 하나로 덮고 있다. 달빛 스며든 작가의 월광 산수는 자연에 의한, 자연의 회화가 되어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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