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3-29 17:10 (금)
로드킬 저감대책, 인간과 동물의 공존에 초점 맞춰야
상태바
로드킬 저감대책, 인간과 동물의 공존에 초점 맞춰야
  • 전민일보
  • 승인 2020.06.02 09: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주 효천지구 대로변에서 고라니를 목격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생태통로마저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탓인지 전주비전대와 전주 효천지구 도로상에서 고라니 등 동물들의 출몰이 끊이지 않는다.

새벽 시간 때는 어미와 새끼가 도로 한복판을 차지하고 있어 운전자들도 아찔한 순간이 연출되기도 한다. 인간의 눈에는 신기하지만 그들에는 자신의 서식지가 사라지고, 교통사고를 유발하는 존재로 전락해 버린 것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할까.

인간의 편리를 위해 산을 깎아 만든 대단위 공동주택단지로 고라니 등 도심 속 동물들의 생존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도심 속 동물과 인간의 공존은 쉬운 일이 아니다. 도심 팽창은 계속되고, 그들의 서식지는 훼손되고 있다.

출퇴근길 도로위에 각종 동물의 사체를 목격하는 것은 이젠 일상적인 상황이 되버렸다. '동물 찻길 사고'(로드킬)는 늘어만 날 뿐이다.

전북도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간 전북지역에서 총 6134건의 로드 킬 사고가 발생했다.

연 평균 2045건, 하루 5~6건 꼴로 사고가 빈번하게 나타난 만큼 체계적인 관리시스템 구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 돼 왔다. 정확한 통계가 아니라는 점에서 실제 로드킬로 희생되는 동물은 더 많을 것이라는 추론이 합리적이다.

더 심각한 것은 로드킬이 일상적인 현상으로만 인식되고 있다는 점이다.

개발과정에서 형식적인 생태통로만 만들면 그뿐이다. 로드킬이 이처럼 일상화되면서 운전자들을 위협하는 또 다른 요인이 되고 있다.

인간을 위한 개발로 초래된 로드킬 급증이 다시 인간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전주 등 도시지역의 도심은 계속 팽창하고 있다. 동서남북으로 뻗어나가다보니 도심과 도심이 연결되면서 더 이상 개발할 면적도 제한적인 상황에 이르게 됐다.

자연스럽게 동부권 등 일부지역을 제외하고는 도시지역의 자연생태계는 훼손되고, 동식물들은 서식지를 상실해가는 결과가 초래되고 있다.

전주 효천지구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신도심 개발부지 주변에서 고라니 등 동물의 출몰이 잦은 이유이다.

지자체는 로드킬 방지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그 주체는 동물이 아닌 인간이다. 로드킬 사체를 치우고, 교통사고 방지 등이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전북도는 로드킬 저감 종합대책을 수립할 계획인 가운데 운전자 입장이 아닌 공존의 가치에 더 무게를 두고 추진해야 한다.

도심 속 동물 서식과 생태통로 등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 인간과 동물의 도심속에서 공존할 수 있는 상생의 해법을 마련한다면 더 실질적인 로드킬 저감대책의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청년 김대중의 정신을 이어가는 한동훈
  • 신천지예수교 전주교회-전북혈액원, 생명나눔업무 협약식
  • 남경호 목사, 개신교 청년 위한 신앙 어록집 ‘영감톡’ 출간
  • 우진미술기행 '빅토르 바자렐리'·'미셸 들라크루아'
  • 옥천문화연구원, 순창군 금과면 일대 ‘지역미래유산답사’
  • 도, ‘JST 공유대학’ 운영 돌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