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국회가 공공의대 설립과 제3금융중심지 지정, 군산조선소 재가동 등 굵직한 미해결 과제를 남긴 채로 종막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새롭게 입성하는 21대 국회의원들의 관심과 역할이 절실할 전망이다.

20대 국회는 ‘역대 최악의 식물·동물 국회’라는 오명을 남겼다. 전반기는 ‘대통령 탄핵’이라는 이슈로, 여야 공수가 바뀐 후반기는 ‘코로나19’라는 변수로 활동이 전면 정지됐기 때문이다. 전북도민들은 지난 4·15총선에서 ‘새로운 정치’에 대한 갈망을 표심으로 보여줬다.

20대 국회 말미에서 탄소법 개정안을 기어코 통과시키며 숙원 사업이었던 탄소산업진흥원 지정의 기틀을 마련한 점은 눈에 띄는 성과다. 또 전북이 지난해부터 올해 2년 연속 국가예산 확보 7조 원을 넘길 수 있었던 것도 국회단계에서의 증액 덕택이다.

하지만 20대 국회의 ‘개점휴업’이 잦았던 만큼 국회의원 배지를 달며 공약으로 내걸었던 많은 사업들이 해결되지 못했다는 점은 진한 아쉬움으로 남는다. 10명의 지역 국회의원이 발표한 공약 수는 모두 325개. 이 중 완료된 것은 188개로 57.8%에 그친다.

김광수(전주갑) 의원은 26개 공약 중 24개, 정운천(전주을) 의원은 13개 중 7개, 정동영(전주병) 의원은 28개 중 13개를 매듭지었다. 김관영(군산) 의원은 55개 중 29개, 이춘석(익산갑) 의원은 46개 중 42개, 조배숙(익산을) 의원은 25개 중 15개의 성과를 냈다.

이용호(남원·임실·순창) 의원은 약속했던 33개 사업 중 14개를, 김종회(김제·부안) 의원은 37개 중 10개를, 안호영(완주·진안·무주·장수) 의원은 51개 중 34개를 해결했다. 유성엽(정읍·고창) 의원은 11개 사업을 모두 추진 중이라고 자체 평가했다.

이제 21대 국회 도내 당선자들에게는 결국 20대 국회서 무산된 공공의대 설립법안과 원전 관련 지방세법 개정, 전북 제3금융중심지 지정,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재가동 등 커다란 현안이 숙제처럼 남았다.

초·재선 의원으로 구성된 이들이 개원과 함께 무거운 과제를 떠안은 채 어떻게 자리를 잡고, 얼마나 자신의 역할을 해낼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다른 지역에 비해 의원 수가 적은 만큼 국회 상임위 배정에 있어 적재적소의 안배가 필요할 전망이다.

앞서 20대 국회는 △국토위(정동영·이용호·안호영) △농해수위(정운천·김종회) △산자중기위(김관영·조배숙) △복지위(김광수) △법사위(이춘석) △기재위(유성엽) 등 일부 상임위에 몰리며 정무위, 환노위 등에서 논의되는 현안을 챙기기 어려웠다는 지적이 있었다.

때문에 도는 다양한 상임위에 고르게 배정돼 전북 현안에 힘을 실어주기를 당부하고 있다. 하지만 김윤덕·한병도·안호영 당선자가 모두 국토위를 희망했고, 산자중기위에도 이상직·신영대 당선자가 중복 의사를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새만금유역 수질개선 종합대책을 다루는 환노위나 공공의대법·지방세법 개정과 관련한 법사위, 제3금융중심지 지정을 논의하는 정무위, 강소연구개발특구를 지정하는 과기방통위, 문체위 등은 아무도 희망하지 않았다.

한 지역 정가 관계자는 “보통 초선 의원의 뜻을 들어주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무소속인 이용호 의원은 공공의대 설립을 위한 복지위나 제3금융중심지 지정과 관계있는 정무위에 들어가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지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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