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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대학은 어떻게 생명을 유지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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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대학은 어떻게 생명을 유지할 수 있을까
  • 전민일보
  • 승인 2020.05.12 09: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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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에 대학도 함께 휘청이고 있다. 과연 인터넷 강의로 대학의 교육과 연구기능을 유지할 수 있을까.

여기에 학생들은 등록금을 일부 돌려달라고 주장한다. 코로나가 다스려지는 것 같다고 곧바로 등교 강의로 전환할 수도 없다. 대학 강의체계는 폭발적 바이러스전파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한 학생이 무증상 감염자로 수업에 참석할 경우, 그 학생이 수강하는 6개 과목(학생 평균)의 학생 수는 과목당 평균 40명으로 잡아도 약 240명이다.

학년이 다르기도 하고, 복수전공이나 부전공을 하는 다른 학과 학생들이기도 한 이들이 각기 다른 강의에 들어가게 되면, 전파 속도는 가늠할 수 없다.

이들은 동아리 방이나, 학교식당, 학교앞 PC방, 까페 등도 드나든다. 대학이라는 공간은 이렇게 한명의 학생이 연쇄적으로 학년과 학과의 경계를 넘어 연결되어 있는 유기체 조직이다. 게다가 학생들은 젊어서 증세도 별로 나타나지 않는다. 학교와 지역사회에 대학은 매우 전염가능성이 높은 집단인 것이다.

그러니까 인터넷강의가 미래의 대안이 아니냐고, 차제에 비용이 절감되는 인터넷 강의를 발전시키는 것이 대학이 갈길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인터넷 강의를 터부시하는 것은 교수들의 철밥통 기득권 때문이라고 나무라는 이들도 있다. 유명교수의 명강의를 동영상으로 돌리면 강의의 질을 더 높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사실 2014년에 설립되어 인터넷 강의만으로 하버드 대학보다 입학하기가 어려운 명문대학이 된 미네르바라는 미국 대학의 사례도 있다.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이 학교가 명문이 된 것은 명강의를 인터넷으로 틀어대는 방식과는 정반대로 인터넷 강의를 활용한 결과였다.

미네르바 대학의 일년 학비는 2만9천달러 한화로 3500만원인데, 미국 사립의 3분의 2정도이고, 하버드의 3분의 1정도라고 알려져 있다.

강의용 건물을 짓지 않는 대신 인터넷강의로 비용절감이 가능하였는데, 그렇다고 유명교수 강의를 반복해서 틀어준 것이 아니었다. 화상강의였지만, 철저히 소수학생이 교수와 대면하는 방식으로, 지식보다 지혜, 창조적 의견을 주고받도록 하였다. 필자가 보기에 이것이 성공의 첫 번째 원리이다.

두 번째 원리는 학생들에게 인문학부터 코딩에 이르기까지 전 분야를 통섭해서 배우게 한 것이다. 학생에게 주어진 강의는 ‘사회과학과 뇌신경과학’처럼, 두세 개 과목이 융합된 것이다.

세 번째 원리는 철저한 현장 즉, 현실중심주의이다. 학교는 서울, 런던, 베를린 등 전 세계 첨단 변혁지대 7도시에 기숙사를 두고 일정시간 학생들이 현지의 기업에서 문제해결 능력을 배우고 실천하게 하였다.

이 세 가지 원리가 학교설립 6년만에 학생수 470명에 불과한 대학이 명문이 된 이유다. 답은 명강의에 있지 않았고, 인터넷 강의에 있지도 않았고, 오직 창의력을 중시하는 소수인원 강의에 있었다.

거점 국립대학인 우리대학의 등록금은 일년에 약 500만원 정도이다. 앞으로 더 보릿고개를 만날 것이다. 인터넷 강의를 비용절감 방안으로, 강의개선책으로 생각하는 무언의 사회적 압박을 교수들은 느낀다.

학교당국은 등록금을 돌려주어야할지 학부모와 교육부를 쳐다보며 고심하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어려워도 원칙을 지키려는 노력을 대학은 해야 한다.

인터넷 강의를 반복적으로 돌리고, 강의를 대형화하여, 비용을 절감하는 대학에서 창의적 인재를 키울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귀재 전북대 대외협력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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