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교차가 큰 환절기지만 예년과 달리 올해는 병원을 찾는 독감환자가 크게 줄었다.
시민들이 코로나19 확산으로 간단한 병은 병원을 찾지 않는데다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이 생활화되면서 전염성 질환인 독감이나 감기가 급감한 것으로 분석된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해 11월 15일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를 발령했으나 지난 3월 말 해제했다. 지난해보다 12주나 빠르게 독감 주의보가 해제된 것.
10일 질병관리 본부에 따르면 인플루엔자 발생 현황은 외래환자 1000명당 1.7명이다.
이 같은 수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 23.9명에 비해 인플루엔자 환자가 92.8% 감소한 것이다.
실제 8일 전주시 효자동의 한 소아과 병원. 이맘때 감기 등 호흡기 질환 환자들로 붐벼야 할 소아과가 텅 비었다.
아이와 함께 병원에서 만난 주부 이모(38)씨는 “평소에는 30분 이상 기다려야 하는데 병원에 환자들이 없다보니 바로바로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며 “어린이집에서도 요즘 감기 걸린 아이들이 거의 없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덕진구 한 가정의학과 의사 A씨는 “감기 환자가 하루에 1~2명 있을 때도 있고 아예 없는 날도 있는 실정”이라며 “역설적이게도 코로나19로 인해 감기 환자가 적어졌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코로나19의 확산세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외부활동 자제하고 위생관리를 철저히 한 것은 물론 초·중·고교의 등교개학이 계속 연기되면서 집단생활이 줄어든 것 역시 감기 환자 감소에 큰 몫을 차지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됐고, 학생들 등교 개학이 시작되면 지금과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각종 예방접종을 미룬 탓에 오히려 면역력을 떨어트렸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각종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해선 예방접종과 함께 개인위생 수칙을 철저히 지키는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접종이 잘 안되면, 홍역이나 수두같이 유행하지 않았던 병들이 갑자기 유행하게 될 가능성도 크다”며 “철저한 예방접종과 개인 방역에 최대한 신경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명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