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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대피해 아이들 밥 먹일 돈도 없어요”.. 울고 있는 ‘그룹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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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대피해 아이들 밥 먹일 돈도 없어요”.. 울고 있는 ‘그룹홈’
  • 장세진 기자
  • 승인 2020.05.07 1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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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대피해 아이들 밥 먹일 돈도 없어요”

5월, 가정의 달을 맞았지만 장애·학대피해 아동을 보호하는 기관인 ‘아동 그룹홈’에 대한 지원 확대가 절실하다. 이들 시설에 대한 지원금액이 너무 적어 아동들이 열악한 환경에 처해있기 때문이다.

아동 그룹홈은 학대피해 등을 겪은 아동을 5~7명씩 보호하는 공동생활가정이다. 7일 전북도에 따르면 현재 도내에는 40개 시설에서 217명의 아동들이 생활하고 있다.

학대 가해자인 부모가 아이들을 찾아내면 피해가 재발되는 경우가 많아 대부분의 시설은 비공개로 운영된다. 아픔을 겪은 아이들을 대형 시설에 보내기보다 소규모로 돌봐야 한다는 기조에 맞춰 도내에서도 그룹홈은 점차 늘어나는 추세지만 상황은 열악하다.

지원금액이 턱없이 부족해 운영자들은 휴일도 없이 24시간 일하면서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인건비로 활동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지만 시설들이 비공개로 관리되는데다 시민들에게도 개념이 생소해 후원마저 전무하다시피 한 실정이다.

이날 만난 전주 덕진구의 한 그룹홈 운영자 A씨는 “코로나19로 개학이 미뤄져 하루 세 끼를 챙겨야 하는데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금으로는 아이들 끼니 챙기기도 부족하다. 개인 인건비로 식비를 충당하고 있다”며 “운영상 어려움이 크지만 우리는 사회복지에서도 소외된 계층”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 그룹홈에는 현재 6명의 아이들이 입소해 생활하고 있지만 연간 지원되는 금액은 보육사 인건비를 포함해 6500만원 남짓이다. 학대의 아픔을 겪은 아이들에게는 심리치료와 정신적 돌봄이 필수지만 대부분의 그룹홈은 어려운 형편에 전문인력이 없어 심리치료는 꿈도 꾸지 못 하고 있다.

5명의 아동이 생활하는 군산의 한 그룹홈 관계자 B씨는 “이곳의 아이들은 학대의 상처를 입고 내몰려 여기서도 사실상 방임 수준의 관리를 받고 있다”며 “타 지역 그룹홈에서는 예산과 인력 부족으로 야간 상주인력이 없어 아동이 함께 생활하던 아이에게 성폭력을 당하기도 했다”고 울먹였다.

B씨의 그룹홈은 2명의 보육사가 아이들의 식사 준비부터 준비물 챙기기 등의 육아는 물론 시설 행정까지 모두 맡아 일하고 있다.  이처럼 과중한 업무로 아이들이 제대로 관리되지 못하면서 지난 2월에는 한 아이가 적응에 실패해 학대가정으로 다시 돌아가기도 했다.

전주시 그룹홈 회장 김모(40)씨는 “어떤 온정의 손길도 없이 오로지 개인의 사명감만으로 버티고 있다”며 “학대당한 아이들을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지자체는 예산 부족으로 난항에 시달리고 있다.
도 관계자는 “최대한 예산을 확보해 지원하려 하지만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지원금은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가이드라인에 따라 운영하고 있으며 인건비 지원 확대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명수기자·장세진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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