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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비빔밥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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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비빔밥 시대
  • 전민일보
  • 승인 2020.05.07 0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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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나라는 백반가족이 비빔밥가족으로 바뀌고있다. 배달겨레인 우리네 식성이 바뀌어서가 아니라 변해가는 우리의 결혼문화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단일민족임을 자랑으로 여기며 그 전통과 문화를 가꾸어왔다. 그만큼 오랫동안 순혈주의를 고집해 온 것이다. 우리네 결혼풍속이 일부일처제인지라 외국에서 처녀나 총각을 수입하지 않고도 배달겨레만으로도 자급자족이 가능했었다. 그러나 남아선호사상이 우리네 의식을 지배하면서부터 점차 남녀 출생비율이 어긋나게 되었고, 그 결과 짝을 찾지 못한 총각들이 불어나면서 큰 사회문제로 떠오르고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임산부들은 뱃속의 아이가 사내아이라면 낳고 계집아이라면 낙태시켜 버리는 예가 많았다. 그 결과가 이렇게 극심한 남녀인구의 기형적 불균형을 가져온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살거나 생활하고 있는 외국인 숫자가 어느새 백만명을 넘어섰다. 2020년쯤에는 외국인이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약 5%정도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특히 20세 이하의 젊은이 중에서는 5명 중 1명이 국제결혼부부 사이에서 태어난 다문화가정의아이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바야흐로 우리 사회가 본격적인 다문화사회로 변하게 된다는 뜻이다. 자본과 인구의 국경 없는 이동이 세계적인 추세라고 볼 때 우리나라도 결코 예외일 수는 없다. 다문화사회로 가는 것은 이제 시대적인 흐름이니 말이다.

농촌총각들 중에는 마흔 살이 넘어도 장가를 가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농촌총각 장가 좀 보내달라는 그들의 애절한 목소리가 여기 저기서 터져 나오지만 쉽사리 해결책을 찾을 수 없어 안타깝다.

발 빠른 일부 단체나 결혼정보회사들은 어느새 해외로 눈을 돌려 농촌총각들을 외국처녀들과 짝을 지어주기 시작했다. 중국의 조선족을 비롯하여 필리핀,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몽골, 우즈베키스탄 등 여러 나라 여성들이 우리나라 총각들과 결혼하여 삼천리금수강산으로 꾸역꾸역 들어오고 있다.

우리 농촌은 외국에서 온 새댁들의 숫자가 크게 불어나면서 그녀들과 그녀들이 낳은 아이들이 쓸쓸하던 우리 농촌을 활기차게 변화시키고 있다. 외국인 아가씨들이 들어왔기에 끊겼던 아기울음소리도 농촌에서 다시 들을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세월이 갈수록 더 늘어나려니 싶다.

지금 우리나라는 배달겨레끼리 오순도순 사는 백반문화가 아니라 외국인 색시들과 그녀들이 낳은 아이들까지 여러 인종이 함께 어울리며 살아가는 오방색의 비빔밥사회로 바뀌고 있다. 반만 년 동안 전해져 온 전통적인 순혈주의가 마침내 혼혈주의로 체질개선을 하고 있는 중이다.

요즘엔 이들 외국인 새댁들에게 우리말과 우리 풍습을 가르치며 그녀들이 빨리 이 땅에 잘 적응하도록 도와주는 단체나 기관들이 많다. 이제 우리는 모두 열린 마음과 배려하는 마음으로 그녀들을 보살펴 주어야할 것 같다. 단일민족이라는 고정관념이나 편견에서 벗어나 외국에서 시집온 새 식구들을 사랑하고 포용하여 그녀들이 없어서는 아니 될 우리의 동반자로 보듬어 안아야 할 것이다.

전주비빔밥은 30여 가지의 각종 재료가 잘 어울려 조화를 이룰때 그 나름의 독창적인 맛을 낸다. 이제 우리 사회도 다양한 구성원 들의 멋진 하모니가 이루어질 때 진정 아름답고 행복한 사회로 거듭날 수 있지 않을까?

원래 비빔밥은 백의민족이 처음으로 창안하였고, 지금도 그들은 그 비빔밥을 즐겨 먹는다. 비빔밥의 유래는 분분하다. 조선시대 임금이 입궐하는 종친들과 점심 때 쉽게 만들어 먹었던 게 비빔밥의 유래라는 설도 있고, 농번기에는 일터에서 밥상을 차리기 어려워 그릇 하나에 여러 가지 음식을 섞어 비벼먹게 되었다는 설도 있다. 또 옥에 갇힌 죄수들에게 그릇 하나에 밥과 반찬을 담아 준데서 비롯되었다는 설도 있고, 거지가 바가지 하나를 들고 이집 저집 돌아 다니며 쌀밥, 보리밥, 김치, 건건이 등을 받다 보니 움막에 돌아가 면 밥과 반찬이 뒤섞이게 되었는데 그것이 비빔밥의 유래라 하기도 한다. 그러나 궁중에서 임금이 종친들과 함께 들던 음식이 비빔밥 이라는 설이 더 그럴듯하다.

1800년대 '시의전서'란 문헌에는 비빔밥이 '부 · 밥', '골동반'이라고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이 골동반의 골은 '섞을 골', 동은 '비빔밥 동'으로 '골동'이란 여러 가지 물건을 한데 섞는 것을 뜻한다. 그러므로 골동반이란 '이미 지어 놓은 밥에다 여러가지 찬을 섞어서 한데 비빈 것'을 의미한다.

특히 이름난 전주비빔밥은 콩나물, 황포 묵, 쇠고기, 육회, 고추장, 참기름, 달걀, 등의 주재료에다 깨소금, 마늘, 후추, 무생채, 애호박 볶음, 오이채, 당근 채, 쑥갓, 상주, 부주, 호도, 은행, 밤 채잣, 김 등의 부재료를 넣어야 한다. 하얀 밥에다 이런 30여 가지의부재료를 넣고 쓱쓱 비벼먹는 게 그 유명한 전주비빔밥이다. 이전 주비빔밥이 지금은 비행기 안에서도 기내식으로 나올 뿐 아니라 우주인들도 먹게 되었다고 한다. 한꺼번에 수백수천명 분량의 밥을 비벼서 나누어먹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이 전주비빔밥이 일본, 미국 등 세계로 수출되고 있어서 전주의 음식이던 비빔밥이 지금은 세계의 음식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그러기에 그 비빔밥의 세계화 전망은 무척 밝다고 한다.

오늘날의 다문화가정은 바로 비빔밥가정이나 다를 바 없다. 외국여성들을 아내로 또는 며느리로 맞은 다문화가정의 가족들은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며, 서로가 서로에게 참다운 도우미가 되면 좋겠다. 그래야 그 가족들이 비빔밥처럼 화합하고 맛깔스러운 가정을이룰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그런 가정을 이루려면 다문화가정의 식구들과 그 이웃들까지도 화이부동이란 비빔밥정신을 본받아야 하려니 싶다.

김학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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