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 호성동에 사는 고모(42)씨는 최근 교육부에서 발표한 순차적 개학 소식을 듣고 큰 고민에 빠졌다.
아들만 셋인 고씨는 중3인 첫째와 이번에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셋째가 20일에 등교를 시작하고, 초등 3학년인 둘째는 27일에 입학한다.
맞벌이를 하고 있는 고씨는 그동안 중3인 첫째가 두 동생들을 잘 돌봐 걱정이 없었지만, 일주일간 홀로 남을 둘째 걱정에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고씨는 “첫째와 셋째가 개학을 하면 홀로 남을 둘째 걱정에 회사를 잠시 쉬어야 할지 걱정이다”며 “혼자 집에 남아 밥은 잘 차려 먹을 수 있을지, 온라인 수업은 잘 받을 수 있을지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미뤄진 학생들의 등교를 오는 13일부터 순차적으로 시작하기로 하자 학부모들은 홀가분함과 걱정을 동시에 내비치고 있다.
매일 집에 갇혀서 컴퓨터 등 전자기기를 이용한 온라인 수업을 해오던 자녀가 학교에 등교한다는 점에선 반갑지만, 일제히 등교하는 게 아니라서 다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걱정이 큰 상황이다.
또한 아직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 우려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어린 자녀가 청결 등 방역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도 걱정이다.
학부모 신모(38)씨는 “아이가 아직 어려 등교를 시작하면 생활 속 거리두기가 불가능 할 것 같아 큰 걱정이다”며 “잠시 외출 시에도 마스크 쓰기를 싫어하는 데 학교에서 계속 쓰고 있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은 상태인데 아이가 어려 면역력 등 걱정이 앞선다”고 덧붙였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 “학부모들의 걱정이 많지만 교육부가 학생의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질병관리본부와 전문가 자문을 최대한 존중해 등교수업의 시기와 방법을 결정한 내용”이라며 “학부모들이 안심하고 아이들을 학교에 보낼 수 있도록 만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교육부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6일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됨에 따라 13일부터 고교 3학년과 도내 60인 이하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시작으로 순차적인 등교 개학을 시작하기로 했다.
오는 20일 고2·중3과 초1~2학년, 27일 고1·중2와 초3~4학년이 등교하고 마지막으로 6월1일 중1과 초5~6학년이 등교한다. 김명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