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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장애 아들에게 온라인 강의라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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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장애 아들에게 온라인 강의라니요” 
  • 장세진 기자
  • 승인 2020.04.06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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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개학 초읽기.. 장애학생에 대한 대책 부재

“지적장애 아들에게 온라인 강의라니요” 

초등학생 지적장애 아이를 둔 학부모 박모(41)씨는 다가오는 16일 온라인 개학을 앞두고 잠을 이루지 못 할 정도로 고민이 크다.
선생님이 아이와 일대일로 수업을 진행해도 힘든 마당에 현실적으로 온라인 수업이 가능할지 걱정이기 때문이다.

6일 도내 특수학교에 따르면 교육부는 중3과 고3은 9일, 나머지와 초등 고학년은 16일, 초등 저학년은 20일부터 온라인 개학을 실시토록 발표했다.

이처럼 학생들이 사상 첫 온라인 개학을 앞둔 상황에 장애학생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일반 학생에 비해 장애를 가진 아이들에게는 온라인 수업이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 도내에는 시각, 청각, 지체, 지적 장애학생을 위한 특수학교 10곳에 장애아동 1090명이 다니고 있다.

시각장애의 경우에는 점자와 영상, 소리를 지원하고 청각장애는 영상으로 수업이 가능하지만 지적장애의 경우 온라인 수업이 특히 힘들다. 장애의 특성상 집중도가 약해 교사가 일대일로 관리해도 학생을 돌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박씨는 “일반 아이들도 저학년은 부모 없이 온라인 학습이 어려운데 지적장애 아이가 어떻게 가능하겠냐”며 “코로나19 이후 지적장애 아이를 둔 죄로 직장을 그만두고 집에 있다. 특수학교는 차라리 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편이 낫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지적장애 학생 학부모 최모(39)씨는 “우리 아이는 본인이 좋아하는 동영상 채널을 볼 때 빼고는 집중을 전혀 못 하거니와 집에서 수업을 해 본적도 없다”며 “집에서 가만히 앉아 온라인 수업을 하는 것은 아예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이렇듯 대다수 장애학생 학부모는 온라인 개학에 강한 불만을 표하고 있다.

장애인부모연대 전북지부는 “특수학교는 따로 정책을 만들어달라고 교육부에 성명서를 냈지만 교육부에서는 이미 개학을 하라고 지침을 내렸다”며 “하지만 특수학교 특성상 대면수업이 필수다. 장애학생들에게 온라인 개학은 무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학부모들은 온라인으로 개학하는 방안이 무리라고 지적하지만 교육부는 “일반학교와 동일하게 온라인 개학을 진행하라”고 발표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특성상 온라인 개학이 어려운 일선 특수학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특수학교인 익산 혜화학교 관계자는 “우리도 어려운 상황이다. 온라인 수업이 제대로 진행될지 모르겠다”며 “일단은 국립특수교육원의 온라인학습방으로 진행하고 있지만 부모님이 학생을 옆에서 봐주지 않는 한 사실상 온라인 수업은 제대로 이뤄지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도 교육청 관계자는 “사실 장애를 가진 아이들은 어떤 온라인 수업을 한다 해도 어려워 계속해서 고심 중에 있다”며 “장애 유형 및 특성을 고려해 맞춤형 방법을 지원할 수 있도록 논의 중에 있다. 학교 관계자와 학부모들의 의견을 최대한 모아 대책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명수기자·장세진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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