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분위기는 나지 않지만 예전처럼 시끄럽지 않고 조용하니 좋네요”
제21대 국회의원을 뽑는 4·15총선 선거운동 개시일인 2일 전주에서도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됐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속 거리 유세전은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시끌벅적한 선거송이나 율동 대신 시민들의 눈길을 끄는 소품 등을 이용했다.
이날 오전 전주 도심 곳곳에서는 국회의원 후보자들이 선거운동에 열을 올렸다.
후보자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쓴 채 시민들과 눈인사나 주먹인사를 주고받았다.
전북에서는 이날 15번째 확진자까지 나오면서 시민 불안감은 여전해 후보들은 유권자를 만나더라도 조심스럽다.
이 때문에 후보자들과 선거운동원들은 코로나19 확산 방지 취지에서 대면 접촉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유세를 했다.
시민 고모(34)씨는 “전주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나오고 있기 때문에 이처럼 조용한 선거운동이 맞는 것 같다”며 “다들 마스크도 착용하고 장갑도 끼고 있어서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유세 차량 홍보 영상(정당과 후보자 약력·공약 소개)의 음량은 크지 않았다.
유세차에 오르지 않고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우며 지지를 호소했다. 흰 장갑을 낀 손을 흔드는 가벼운 인사만 했다. 율동은 사라졌다.
율동과 마이크 유세가 사라지면서 예년처럼 후끈한 선거 열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90도 인사만 반복됐다. 당을 상징하는 형형색색의 점퍼와 흰색 마스크가 대조를 이룰 뿐이었다.
한 선거사무소 관계자는 “후보 명함을 건네려 손을 내밀었다가도 시민들이 싫어하는 기색을 보이면 재빨리 손을 거둔다”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됐지만 적극적으로 선거운동을 하기에는 부담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괜히 구설수에 오르게 될 바엔 최대한 조심스럽게 조용히 선거운동을 하자는 분위기다”고 덧붙였다.
이날 전주종합경기장 사거리에서 유세에 나선 한 후보는 유세차에 올라 손을 들어 올리며 지지를 호소했다. 하지만 선거운동원이 나선 단체 율동은 없었다.
직장인 김모(41)씨는 “선거기간에 이 길에 들어서면 각종 율동에 노래에 정신없었는데 꼭 무언극을 보듯이 조용해 신기하기까지 하다”며 “선거분위기는 나지 않지만 조용해서 좋다”고 말했다.
이처럼 유세차를 빌리더라도 홍보영상을 틀거나 유세 때만 활용하고 마이크·확성기 사용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선거운동원 없이 홀로 유권자를 만나는 후보도 있다.
한 캠프 관계자는 “지금은 요란한 선거운동이 분위기에 맞지 않고 오히려 조용한 선거운동이 유권자에게 진심을 전달하기에 더 적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유권자 유모(29) 씨는 “선거 때만 되면 시끄럽고 무한 반복되는 로고송에 골치가 아팠는데 이번엔 코로나19 때문인지 조용해서 좋은 것 같다”며 “후보들이 정책이나 공약 경쟁에 집중하는 선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명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