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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니도 굶는 마당에 마스크를 어떻게 사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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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니도 굶는 마당에 마스크를 어떻게 사나요”
  • 장세진 기자
  • 승인 2020.03.30 16: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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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니도 굶는 마당에 마스크를 어떻게 사나요”

폐지를 주워 생계를 유지하는 이모(72)씨는 수레 한 가득 폐지를 싣고 지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이씨는 “요새 폐지 가격이 많이 떨어져서 생계를 이어나가기 어렵다”며 “끼니도 굶는 마당에 마스크를 어떻게 사서 쓰나, 그런 걸 어디서 파는지도 모른다”고 호소했다.

30일 오전 전주 서신동의 한 고물상 앞에 모여 있는 노인들은 대부분 면 마스크조차 끼지 않고 있었다. 
이들은 어려운 형편에 “마스크는 언감생심”이라고 말한다.

노인들이 모은 폐지(폐골판지)를 고물상에 가져가면 박스는 1㎏에 50원, 책은 60원을 받는다.
하루 종일 80kg의 고물을 나른 이 씨의 손에 쥐어지는 돈은 고작 6300원.

이렇게 벌어들인 하루 1만원이 못 되는 수입으로 생계를 유지해야 한다. 
그나마도 비가 오거나 몸이 아픈 날에는 폐지를 주우러 나가지 못해 한 달 수입은 25만원이 채 되지 못 한다.

이씨는 “나 같은 사람은 어디서 관심도 가져주지 않는다. 코로나보다 무서운 게 생계”라며 “병에 걸리면 이대로 죽어도 아무도 모를 것”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날 만난 또 다른 폐지 줍는 노인 심모(77)씨는 한 눈에 봐도 더러운 마스크를 끼고 있었다.

심씨는 “길을 가는데 어떤 아주머니가 일회용 마스크를 끼라고 하나 줬다”며 “3주째 빨아서 쓰는 중”이라고 열악한 상황을 전했다.

심씨는 기초노령연금 30만원과 폐지를 주워 모은 수입으로 한 달을 생활해야 한다.
오늘은 운이 좋게도 한 학원에서 책을 줘서 1만 2100원을 벌었지만 평소 수입은 1만원 미만이라고 심 씨는 전한다. 

심씨는 이날 아침 인근 식당에서 얻어먹은 물로 굶주린 배를 채웠다고 말했다.
끼니 챙기기도 힘든 이들 노인들에게 비싼 마스크는 사치품인 상황이다.

이처럼 취약계층이 사회적 거리두기는 물론 마스크조차 제대로 끼지 못하는 상황에 이들이 코로나19의 사각지대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사실상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이나 관리가 전무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우려에 도는 마스크 가격이 올라 취약계층에 대한 마스크 일괄배부가 어려워졌다는 입장이다.

도 관계자는 “기초수급자, 차상위계층에게 작년 12월에 미세먼지마스크 보급사업의 일환으로 1인당 50매씩 마스크를 배부했다. 지원받지 못 한 사람은 해당 계층에 속하지 못 한 사람일 것”이라며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 가격이 올라 보급에 어려움이 있지만 조금씩이라도 구매해서 나눠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장세진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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