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약사인지 마스크 판매원인지 모르겠네요”
6일 전북대 인근 일대 약국에서는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온 시민들에게 바뀐 정책을 설명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아직 추가 물량은 입고가 안 됐습니다. 다음에 오실 때는 신분증을 꼭 챙겨주세요. 다음 주부터는 출생연도에 따라 평일 중 하루만 구입이 가능하니 잘 알아보시고 방문해주세요."
정부가 제시한 1인당 마스크 2매 제한 정책이 6일부터 시작한 가운데, 출생연도에 따른 5부제 판매는 9일부터 시작된다.
6일부터 1인당 구매 한도는 1주 2매로 제한됐다. 또 9일부터는 출생연도 끝자리를 기준으로 월요일은 1·6, 화요일 2·7, 수요일 3·8, 목요일 4·9, 금요일 5·0인 사람만 구매할 수 있으며, 토요일과 일요일은 주중에 구매하지 않는 소비자가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이날 찾은 도내 대부분의 약국에서는 아직 마스크 추가 물량이 납품되기 전이었지만, 약국을 찾는 시민들의 발걸음은 끊이지 않았다.
이날 만난 시민들은 정부 대책에 불만이 쏟아졌다.
당장 ‘1인 1주 2개’에 대한 불만이 컸다.
전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주모(44)씨는 “하루 종일 마스크를 쓰고 일해야 하는데 일주일에 2장으로는 도저히 영업할 수가 없다. 문 닫으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주부 이모(40)씨도 “일주일에 2장은 부족하다”며 “공산국가도 아니고 배급제가 말이 되나”라고 하소연했다.
도내 약국에서도 이날부터 신분증 확인과 판매이력 시스템 운영에 돌입했다.
하지만 일선 약국 약사들을 중심으로 정부 정책이 바뀔 때마다 신속한 안내와 설명이 부족하다는 불만도 나오는 상황이다. 실질적으로 정부 정책에 따라 시스템을 운영해야 하는 곳인데도 별다른 설명 없이 일반 시민들과 똑같이 기사를 통해서 내용을 파악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호성동 한 약국 약사는 “우리도 뉴스로 접하고 알게 되는 상황”이라며 “시민들이 물어보면 난감할 때가 많다”고 하소연했다.
인근 약국의 약사 김모(45)씨는 “약국에 공문이 오거나 공지가 따로 온 적은 없고, 대한약사회에서 간략한 지침은 문자로 왔다”며 “문제는 약국이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부가 일방적으로 발표하고 진행하다 보니 현장에서 일하는 약사들이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처방전을 들고 오는 환자들 약을 처방해야 하는데 마스크 판매 관련 설명을 하느라 하루 종일 진땀을 빼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긍정적인 반응도 있었다.
시민 유모(29)씨는 “수량 제한이 없었을 때는 하루에도 몇 번이나 허탕을 쳤는데 그런 부분은 없어질 것 같아 좋다”며 “하지만 애초부터 신분증 확인을 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마스크를 구매하고자 하는 소비자는 본인 확인을 위해 주민등록증 등 공인신분증을 제시해야 한다. 약국에서는 마스크 중복구매 방지를 위해 신분증 확인 후 판매이력 시스템에 구매자를 등록해 관리하게 된다. 김명수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