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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빚은 사회그림자...‘사회적 거리두기’에 갈 곳 잃은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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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빚은 사회그림자...‘사회적 거리두기’에 갈 곳 잃은 시민들
  • 김명수 기자
  • 승인 2020.03.03 18: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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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전 11시 전주시 효자동 한 아파트 단지 앞. 쌀쌀해진 날씨에도 한 노인이 벤치에 홀로 앉아 있었다.

인근에 거주한다는 신모(78)씨는 “하루 종일 집에만 있는 게 감옥 같아서 잠시 나왔다”며 “코로나19 때문에 노인복지관도 문을 닫았고, 경로당도 문을 닫아 갈 곳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신씨는 “친구들도 만날 수가 없어서 정말 우울증에 걸릴 것 같다”며 “최근 외출이라고는 하루에 고작 20여 분 햇볕을 쬐는 게 전부”라고 말했다.

전북지역에서 코로나19 공포 확산에 따라 갈 곳 잃은 노인들이 우울감을 호소하고 있다.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해 도내 노인복지관과 경로당 등이 운영 중단됐기 때문인데,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될 조짐을 보이며 갈 곳 잃은 노인들의 상실감은 길어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상실감은 대학가 상인들도 마찬가지다.
이날 전북대학교 구정문 앞에 위치한 상권에는 사람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텅 비어 있었다.

평소 같았으면 신입생들과 복학생들로 가득 차 있어야 할 교정도 지나는 사람 하나 찾기 힘들었다.

인근 커피숍 등에는 도서관이 폐쇄돼 몰릴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빈 테이블만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평소 학생들이 많이 찾는다는 커피숍 업주 이모(39)씨는 “평소 노트북이나 서적을 펴고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았는데 코로나 19사태가 불거진 뒤론 손님이 70% 이상 줄어들어 힘든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근처 PC방은 손님들로 가득 차 있다”며 “현재 PC방 등에만 사람이 몰리는데 이러면 개강을 연기한 취지에 어긋나지 않나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정부는 현재 재택근무나 근무시간 유연제, 집단 행사나 모임 제한 등을 실시해 대인간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이른바 '사회적 거리두기'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현재까지 코로나19의 전파가 2미터 이내 밀접한 접촉을 통해 주로 이루어진다고 파악된 만큼 개인위생을 철저히 지키는 것은 물론 밀집된 장소를 피하고 식사를 겸한 미팅 등 사회적 만남을 자제하는 것을 의미한다.

전주에서 경로당을 운영하는 한 회장은 “경로당이 운영 중단 이후 회원들에게 안부 전화를 걸곤 하는데 연세가 많은 노인들이라 무기력증과 우울증을 호소하는 회원이 많다”며 “시설 폐쇄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소외계층이 사각지대로 몰리지는 않는지 우려 된다”고 말했다. 김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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