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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C기준 도입에 따라 더 깨끗한 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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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C기준 도입에 따라 더 깨끗한 강으로
  • 전민일보
  • 승인 2020.02.24 1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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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억 년 전, 우리의 지구는 높은 온도에서 용해된 불덩어리로 완전한 무기물의 세계였다. 지구가 점차 냉각돼 지각과 물이 생기고 표면 온도가 낮아지면서 모든 유기 생명체를 구성하는 기본물질인 유기물이 생겼다.

예부터 인간은 이러한 자연계에 존재하는 식물이나 동물과 같은 유기물을 이용해 생명을 유지하고 사회를 발전시켜 왔다. 또한, 사회 발전이 거듭될수록 더 많은 유기물이 필요하게 됐으며 18세기 산업혁명은 종전 농업 중심의 1차 산업에서 공업시대로 대 전환이 이뤄지는 계기가 됐다.

이로써 사람들은 사회의 다양한 영역에서 더 풍요롭게 살게 됐으나 일자리를 찾아서 도시로 인구가 집중됨에 따라 엄청난 양의 오물, 배설물, 각종 쓰레기 등이 도시 곳곳에 버려져 비가 오면 강과 바다는 유기물질 등과 같은 오염물질로 넘쳐나게 됐다.

당시에는 지금과 같은 상하수도 시설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아 오염된 하천수를 식수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로 인해 19세기에 많은 사람들을 희생시킨 콜레라와 같은 전염병이 유행하게 이른다.

사람들은 관리되지 못한 유기물질 등과 같은 오염물질이 전염병을 유발하게 된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고 유럽을 시작으로 근대식 하수처리장이 설치됐으며 점차 전 세계로 확산돼 우리나라도 1976년 서울시에 청계천하수처리장을 처음으로 설치하게 됐다.

하폐수 처리장으로 유입되는 오폐수는 다량의 유기물질을 함유하고 있는 등 오염도가 높아 일반적으로 물리적, 생물학적, 화학적 처리의 정화과정을 거친 후 하천 등 공공수역으로 배출된다. 이때 처리과정을 거친 물 속의 유기물질이 적정수준으로 감소 됐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한데, 대표적인 유기물질 측정지표로 유기물질이 분해될 때 소비되는 산소량을 측정하는 BOD(Biochemical Oxygen Demand, 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와 COD(Chemical Oxygen Demand, 화학적산소요구량으로 망간(Mn)이나 크롬(Cr)을 산화제로 이용) 그리고 유기물질 내 탄소량을 직접 측정하는 TOC(Total Organic Carbon, 총유기탄소량)가 있고, 우리나라는 1971년부터 유기물질 관리지표로 BOD와 COD(Mn)을 적용하고 있었다.

그런데 과거와 달리 화학, 반도체 등 첨단산업의 발전으로 플라스틱이나 비닐과 같이 분해되기 어려운 물질의 사용량이 많아졌으며, 기존 관리지표인 COD는 산화율이 낮아 전체 유기물질의 60% 정도만 측정되고, 분석에 한 시간 정도 소요되는 등 난분해성 유기물질 등의 체계적인 관리에 한계가 있었다.

이에 반해 TOC는 시료를 고온으로 태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측정해 탄소량으로 표현하는 방법으로 다수의 시료를 동시에 실시간 또는 30분 이내로 신속하게 분석이 가능하며 시료안에 포함된 유기물질의 90% 이상을 측정할 수 있어 2019년 물환경보전법 개정을 통해 2020년부터 단계적으로 COD 대신 TOC를 도입하게 됐다.

환경부는 2012년부터 폐수 배출시설에 대해 실태 조사를 실시한 결과 COD 및 TOC의 평균 처리효율이 각각 77%와 75%로 현행 COD 기준을 준수하고 있을 경우 TOC 기준 준수에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일부 분해가 어려운 난분해성물질 비율이 높은 취약업종(제지업, 화학업종)에 대해서는 수질오염방지시설 운영 가이드라인 제공 및 기술지원을 실시하고 기술지원 결과를 토대로 향후 제도개선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우리 청에서도 관내 공공하수처리장 478개소, 공공폐수처리시설 11개소 및 개별 오염물질 배출 사업장들이 시설관리 여건 변화에 신속히 적응할 수 있도록 방류수 수질 모니터링 및 기술컨설팅 등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더불어 배출 사업장에 대해서는 별도배출허용기준을 COD에서 TOC로 변경해 사업장에서 수질기준 이내로 유기물질이 관리될 수 있도록 사전 대응을 철저히 할 예정이다.

이렇듯 TOC 도입으로 기업은 폐수의 유기물질량을 정확하게 측정해 수질 관리 효율성을 높이고, 측정기기 관련업은 TOC 측정 및 분석기반확대에 따른 국내 기술경쟁력 제고 및 해외 수출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하천 등에 유입되는 유기물질이 체계적으로 관리됨에 따라 국민들은 안전하고 깨끗한 물을 활용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일상생활 속에서 기름 묻은 그릇은 휴지로 닦아낸 후 설거지하기, 합성세제 사용 줄이기, 남은 의약품 등은 하수로 버리지 않기,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등 수질 오염원이 될 수 있는 유기물질을 줄이고 환경을 생각하는 실천이 더해진다면 우리의 강과 바다는 보다 더 건강하고 풍요로운 터전으로 바뀔 것으로 기대해 본다.

정복철 전북지방환경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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