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완주 고속도로 상행 방향 사매 2터널 사고는 기본적인 환기·소화시설도 갖추지 못해 인명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또 이와 함께 대형 참사로 이어지기 쉬운 터널 사고 대응을 위한 매뉴얼이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도 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 낮 12시20분께 남원시 순천~완주 고속도로 상행 방향 사매 2터널에서 사고가 발생한 후 신고를 받은 경찰과 소방당국이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불은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커져있는 상태였다.
자욱하게 깔린 연기와 유독가스로 인해 터널 진입조차 쉽지 않은 상태였다.
터널 내부에 소화·환기시설만 제대로 갖춰졌다면 초기 대응에 더 용이했을 것이라는 게 소방관계자의 설명이다.
당시 사매 2터널에는 50m 간격으로 비치된 소화기 30개가 전부였다.
한국도로공사는 총길이 712m의 사매2터널이 환기·소화시설을 갖출 수 있는 요건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의 도로·터널 방재 시설 설치 관리 지침을 보면 1㎞ 미만 터널의 경우 소화전 설비, 물 분무시설, 제연설비, 자동화재탐지설비 등은 의무 설치 대상이 아니다.
물 분무 시설은 4㎞ 이상인 터널에만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같이 기준에 충족되지 못하더라도 터널 위험도 평가에서 위험등급인 1~2등급에 포함되면 팬 등 환기시설을 갖출 수 있지만, 사고가 난 사매 터널은 3등급으로 설치 대상에서 제외돼 더욱 피해가 커졌던 것으로 드러났다.
대형 참사로 이어지기 쉬운 터널 사고 특성 상 소화·환기시설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 이유다.
경찰은 사매 2터널의 사고 현장 수습작업이 대부분 마무리됨에 따라 사고 원인 분석에 집중하고 있다.
19일 전북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사고 발생 32시간 만인 전날 오후 8시께 터널에 남은 탱크로리와 곡물 운반 차량 견인을 끝으로 사고 차량 수습을 마쳤다.
최종 인명피해는 사망 5명, 부상 43명으로 집계됐다.
경찰은 우선 1차 사고를 낸 25톤 화물차량 운전자를 원인 제공자로 지목하고 경위를 캐물었다.
화물차량 운전자는 경찰조사에서 “앞서가던 차량이 감속해 엔진브레이크로 속도를 줄이려고 했다”면서 “그러나 차량이 미끄러지면서 트레일러에 실린 차량 위로 올라가 끌려가다가 조향이 불가능해졌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화물차 운전자의 진술과 함께 주변 CCTV와 차량 블랙박스 등 사고 당시의 영상이 담긴 자료를 분석 하고 있다.
경찰관계자는 “노면의 결빙상태 및 제설작업 여부와 차간거리 및 교통법규 위반 등을 종합적으로 조사 하고 있다”며 “현재 국과수에서 시신의 부검과 DNA를 분석 중으로 사망자의 정확한 신원은 이르면 20일 정도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명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