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완주고속도로 사매 2터널 다중추돌 화재 사고의 원인이 결빙(블랙아이스)로 지목되면서 이에 대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블랙아이스 특성상 운전자가 인식하기 어려워 대형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18일 도 소방본부와 전북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 낮 12시 23분께 순천~완주 고속도로 상행선 남원 사매 2터널 100m 지점에서 24t 탱크로리와 트레일러, 화물차량 등 30여대가 잇따라 충돌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현장감식을 진행했다.
현재까지 이 사고로 5명이 숨지고 43명이 다쳤고, 부상자 중 2명은 중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한국도로공사는 사고 발생 30여분 전에 제설작업이 이루어졌다며 도로결빙이 사고 원인일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사고 당시 CCTV를 살펴보면 브레이크를 밞았음에도 제동이 제대로 안 돼 앞선 차량을 들이받는 등 도로가 얼어 있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장면 등이 담겨 있었다.
또한 최초 사고 원인을 제공한 차량의 후미를 추돌한 25톤 트럭 운전자는 경찰조사에서 “브레이크로 속도를 줄이려 했으나 차량이 미끄러졌다”고 진술했다.
한국도로공사가 제공한 사매 2터널 사고현장 CCTV에는 이날 낮 12시 23분께 사매 2터널 내부에서 트레일러와 화물트럭의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이들 차량은 비상등을 켜고 뒤 차량들에게 상황을 알렸다. 그러나 뒤따라오던 승용차와 트럭 등 수 대의 차량들은 미끄러지면서 멈추지 못했고, 앞 차량을 잇따라 추돌했다.
이때까지 경미한 접촉 사고였지만 10초 후 사고현장은 지옥으로 변한다.
뒤따라오던 질산 1만8000리터를 실은 탱크로리가 넘어지면서 앞 차량들을 덮쳤다. 이 과정에서 탱크로리 쪽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후 뒤따르던 트레일러와 탱크로리가 잇따라 추돌하면서 큰 불이 발생했고, 다른 차량들로 번졌다.
이 같은 영상을 본 시민들은 반복되는 사고에 대한 미온적인 대처에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 TAAS에 따르면 지난 3년간(2016년~2018년) 도내에서 발생한 서리·결빙 교통사고는 209건으로 11명이 숨지고 422명이 부상을 입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열선·자동염수분사장치 등의 실효성 있는 대책을 확대해야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블랙아이스의 생산을 도로 열선, 자동 염수 살포 장치 등을 설치해 차단할 수 있지만 비용이 문제다.
전문가들은 결국 '운전 문화'를 개선하는 게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조언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도로에 블랙아이스 방지 장치 등을 설치하는 것보다 운전자들의 과속하는 경향 등을 줄이는 교육이나 캠페인을 하는 게 훨씬 더 경제적인 해결책”이라고 안전운행을 당부했다. 김명수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