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산시 나포면의 한 요양원은 인근 돼지농가에서 돼지사체를 불법 매립하면서 발생한 악취로 고통을 수년 간 호소해오고 있다. 요양원에 있는 어르신들은 들끓는 파리떼와 썩는 냄새로 창문조차 열 수 없는 실정이다. 이 악취는 인근 3개 마을 주민들에게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익산 장점마을과 남원 내기마을 사태에 이어 최근에는 군산시 나포면 일대가 십 수 년 간 악취와 파리떼에 시달려 온 사실이 드러나는 등 전북 지역에서 폐기물·악취 피해를 호소하는 민원이 늘어나고 있다.

전북도는 14일 올해 총 90억 원 규모의 예산을 악취 저감 사업에 투자해 악취 민원 다발사업장 120개소에 저감시설을 설치하고 불시단속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도내 불법폐기물 처리와 미세먼지 저감과 관련해 행정력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도는 올해 10대 핵심프로젝트에도 ‘미세먼지·악취·폐기물 3대 유해환경 개선’을 포함시켰다. 노후 경유차 폐차 기간을 40년에서 6년으로 획기적으로 단축시키고 악취배출시설의 밀폐화, 불법폐기물 전 과정 공공성 강화 및 신속처리 등 확실하게 유해요소를 관리한다는 것이다.

도는 오는 29일부터 2월 18일까지 각 시·군의 폐기물·악취·미세먼지 관련 부서를 대상으로 특정감사를 실시한다. 도민의 건강과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는 불법폐기물과 악취, 미세먼지의 배출원과 처리상황에 대한 관리·감독의 적정성을 점검하는 차원이다.

송하진 전북도지사는 지난달 간부회의 자리에서 ‘폐기물·악취·미세먼지’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도내 전 시·군을 대상으로 이와 관련한 특정감사를 주문했다. 감사결과 도출된 문제점에 대한 개선방안을 마련해 도민의 행정 불신을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송하진 도지사는 앞서 장점마을 집단 암 발생 사태를 통해서도 "미숙한 행정과 관리 감독 소홀에 대한 책임을 인정한다"면서 "정말 비통하고 안타까워 송구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모든 대응책을 강도 높게 추진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일련의 사건들로 도민들의 안전과 관련한 행정 신뢰도가 많이 떨어져있는 상황에서 도는 악취나 미세먼지 배출 업체에 무관용의 원칙을 적용해서라도 강력 규제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시·군에도 담당 국장 회의 등을 통해 이 같은 사항을 충분히 전달했다.

이번 특정 감사는 사전적 예방조치의 일환으로 각 시·군에서 이와 관련한 지도 감독을 적정하게 하고 있는지를 판단한다. 계도 차원으로 실시되는 만큼 징벌적인 성격은 덜하지만 감사결과 위반 사항이 중대할 경우 행정처분을 내릴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폐기물 분야에서는 불법폐기물 처리실태와 처리비용 회수 노력, 불법폐기물 추가발생 예방 노력을 본다. 악취 분야에서는 악취 저감대책 이행 및 주요 악취 민원 대응 실태를 살핀다. 미세먼지 분야에서는 종합대책과 비상저감조치 발령 이행실태를 중점 점검할 계획이다.

도 관계자는 “이번 감사는 20일 간 5개 조로 나눠 진행되며 각 조마다 환경 전문분야 공무원이 감사관실 직원과 함께 점검에 나선다”면서 “중대한 위반 사항이나 피해가 발견될 경우 곧바로 주민건강조사를 통한 후속조치를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지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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