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4-24 18:00 (수)
마트서 포장 테이프 사라진지 2주...현장은 ‘혼란’
상태바
마트서 포장 테이프 사라진지 2주...현장은 ‘혼란’
  • 김명수 기자
  • 승인 2020.01.13 17: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3일 도내 한 마트. 박스에 테이프를 붙여 놓은채 자율포장대 벽에 세워놓았다. 백병배기자
13일 도내 한 마트. 박스에 테이프를 붙여 놓은채 자율포장대 벽에 세워놓았다. 백병배기자

 

“장바구니가 비싸서 그냥 1000원주고 테이프를 샀네요”

13일 오전 전주시의 한 대형마트. 장을 본 사람들이 테이프가 제공되지 않는다는 포스터가 붙은 자율포장대 앞을 서성거렸다. 

이들은 상자를 접어 물건을 넣은 뒤 들어보곤 다시 빼기도 했다. 상자에서 물건이 떨어질까 걱정됐기 때문. 

이날 장을 보러온 김모(33)씨는 “장바구니 빌리는 게 더 비싸서 빌리지 않았다”며 “상자를 접어 쓰기도 불안해 어쩔 수 없이 테이프를 사서 포장했다”고 말했다.

대형마트 자율포장대에서 테이프가 사라진 지 이주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제도가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환경부에 따르면 대형마트 3사에서 연간 사용되는 포장용 테이프와 끈 등은 658t에 달한다.

이에 따라 지난해 8월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는 환경부와 자율협약을 맺고 매장 안에서 자율포장대와 종이상자를 모두 없애기로 했고, 지난 1일부터  자율포장대에 종이상자만 남기고 끈과 테이프를 치웠다. 

환경부와 맺은 자율협약에 맞춰 장바구니 사용을 독려하기 위한 조처였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마트에서 테이프를 사서 종이박스 포장에 쓰거나 심지어 집에서 테이프를 가져오기도 하는 등 제도 취지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게다가 3대 대형마트를 제외하고는 박스 테이프를 제공하는 곳도 많아 소비자들은 혼란해 하고 있다.

실제 이날 한 마트에서는 박스에 테이프를 붙여 벽에 잔뜩 쌓아놓고 소비자들이 가져갈 수 있게끔 해놓은 곳도 있었다.

이곳 마트 관계자는 “왜 이곳에서는 테이프를 제공하느냐는 말을 자꾸 듣다보니 그냥 박스를 테이프로 고정해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테이프와 끈으로 종이박스 사용이 줄어들어도 플라스틱 소재 장바구니가 오히려 남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날 대형마트에서 종이박스를 이용한 시민들은 집에 이미 여러 개의 장바구니를 가지고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특히 마트에서 대여·판매하는 장바구니 소재들도 대부분 플라스틱 소재라 재사용 횟수가 적으면 오히려 환경에 더 악영향이 클 수도 있다. 

이날 마트에서 만난 유모(41)씨는 “끈이나 테이프가 없는데 종이박스만 제공하는 게 무슨 소용인지 모르겠다”며 “앞으로는 테이프를 제공하지 않으면 그냥 1000원 가량 하는 테이프를 사다 써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도내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한 취지지만 고객들 개인이 테이프를 챙겨 오거나 사서 쓰는 것까지 막기는 어렵다”며 “제도 시행을 이제 막 시작한 만큼 민원 제기도 들어올 수 있어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김명수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신천지예수교 전주교회-전북혈액원, 생명나눔업무 협약식
  • '2024 WYTF 전국유소년태권왕대회'서 실버태권도팀 활약
  • 이수민, 군산새만금국제마라톤 여자부 풀코스 3연패 도전
  • 기미잡티레이저 대신 집에서 장희빈미안법으로 얼굴 잡티제거?
  • 대한행정사회, 유사직역 통폐합주장에 반박 성명 발표
  • 맥주집창업 프랜차이즈 '치마이생', 체인점 창업비용 지원 프로모션 진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