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4-19 11:14 (금)
만성질환에 대한 오해와 편견
상태바
만성질환에 대한 오해와 편견
  • 전민일보
  • 승인 2019.12.03 09: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회가 고령화돼 감에 따라 만성질환관리의 중요성이 점점 더 강조되고 있다. 대표적인 만성질환에는 고혈압과 당뇨병, 고지혈증이 있다. 만성질환은 초기에는 자각증상이 뚜렷하지 않고 완치가 어려운 데다가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만큼 오해와 뜬소문이 많아 환자들을 혼란스럽게 한다. 이번 기회를 통해 만성질환에 대해 환자들이 흔히 묻는 질문을 소개해 질병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치료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

▶혈압약은 한번 먹기 시작하면 계속 복용해야 한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어폐가 있다. 고혈압과 같은 만성질환은 일반적으로 완치가 불가능하므로 질환의 조절과 합병증의 예방에 치료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 고혈압약을 복용한다고 고혈압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고혈압약은 정상 혈압을 유지할 수 있게 도와주고 고혈압이 조절되지 않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심근경색, 뇌졸중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게 해준다. 이는 당뇨, 고지혈증과 같은 다른 만성질환도 마찬가지다.

고혈압을 조절하기 위해 평생 약물 치료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약에 중독성이 있기 때문이 아니라 만성질환의 특성에 기인하는 것이다. 고혈압이 있는 경우 치료를 미루다가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하기 전에 의사와 상담하고 필요 시 약물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값이 싼 고혈압약이 더 효과가 좋다.

혈압을 떨어트리는 능력은 약물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용량 조절 및 약제 병용을 통해 목표혈압에 대부분 도달할 수 있다. 고혈압약은 장기간 복용해야 하는 약물이므로 혈압 강하효과 못지않게 부작용과 약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추가적인 이득이 중요하다. 이뇨제는 가장 역사가 깊은 고혈압 약제 중 하나로 값이 싸지만 전해질 불균형과 같은 심각한 부작용의 우려가 있다. 또한 당뇨 발병 가능성을 높이고 통풍을 악화시킨다는 보고도 있다. 반면 안지오텐신 수용체 길항제는 부작용이 적고 심장질환과 당뇨, 신장질환을 예방하는 효과가 입증돼 최근 혈압약으로 많이 쓰이고 있다. 노바스크로 잘 알려진 칼슘채널차단제가 자주 쓰이는 이유 또한 안정성 때문이다.

베타 차단제와 같이 심계 항진 및 허혈성 심장질환에 도움을 주는 고혈압약도 있다. 최근 이뇨제가 심장질환의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논문이 방송에 소개돼 환자들의 문의가 많은데 이뇨제의 비교대상이 된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는 현재 국내에서 고혈압약으로는 잘 쓰이지 않으며 연구 설계 상의 한계가 있어 임상에 적용하기에는 어려워 보인다.

고혈압 치료 지침에 따르면 환자의 상태와 동반질환, 부작용에 따라 개별적인 접근을 통해 약제를 결정하도록 권유하고 있으므로 가격을 따지기 보다는 본인의 상황에 맞는 혈압약을 복용하는 것이 좋겠다.

▶당뇨병 약을 많이 먹으면 나중에 인슐린을 빨리 맞게 된다.

일부 약제에 한해 사실이다. 당뇨병의 치료제는 크게 경구혈당강하제와 인슐린주사로 나눌 수 있다. 경구혈당강하제 중 설포닐유레아와 같이 인슐린 분비를 촉진시키는 약물은 장기적으로 인슐린 분비능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예전에는 설포닐유레아를 자주 사용했으나 저혈당과 같은 부작용으로 인해 최근에는 DPP4 억제제, SGLT-2 억제제와 같은 약물들을 우선적으로 투약하는 경향이다.

하지만 다른 약제로 혈당조절이 불충분하다면 설포닐유레아를 추가하기도 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만성질환인 당뇨병의 치료 목표는 완치가 아니라 혈당의 조절과 합병증 예방이므로 조절을 위해 약제가 필요하다면 복용하는 것이 좋다. 잠재적인 부작용을 두려워해 혈당 조절을 충분히 하지 않는 것은 더 큰 합병증의 위험에 노출되는 것과 같다.

▶고지혈증 약을 먹으면 치매, 당뇨가 발생한다.

연구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고지혈증약을 복용함으로 인해 치매와 당뇨의 위험성이 증가한다는 보고가 있다. 하지만 이 연구는 약으로 인해 증가하는 치매와 당뇨의 위험성이 크지 않으며 고지혈증약제를 복용함으로 인해 얻게 되는 효과가 확실하므로 기존의 지침에 따라 약을 복용하도록 결론짓고 있다.

당뇨가 있는 경우 고지혈증의 위험성이 증가하므로 더욱 철저하게 관리해야 하고 고지혈증을 방치 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 중 하나가 치매이다. 즉 약을 복용함으로 인해 얻게 되는 예방 효과가 크기 때문에 다소간의 위험성 증가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약제 복용 후 정상 수치에 도달했다고 해서 약을 중단하게 되면 지질수치는 다시 악화되므로 지속적인 약제 복용이 중요하다.

완치를 바라는 환자들에게 만성질환을 평생 치료해야 한다는 사실은 절망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 이러한 빈틈을 파고 들어 약제에 대한 나쁜 소문을 퍼트리고 증명되지 않은 식품이나 민간요법을 권유하는 경우가 빈번하고 환자들은 쉽게 현혹돼 치료 시기를 놓치게 된다.

치료를 하는 것이 질병이 있다는 사실을 바꿀 수는 없겠지만 같은 질환이라도 치료 및 관리 방법에 따라 10년, 20년이 지난 뒤에는 완전히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질병의 유무보다 질병을 어떻게 관리하는지가 100세시대의 건강 비결이다.

문형호 한솔요양병원 원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신천지예수교 전주교회-전북혈액원, 생명나눔업무 협약식
  • '2024 WYTF 전국유소년태권왕대회'서 실버태권도팀 활약
  • 남경호 목사, 개신교 청년 위한 신앙 어록집 ‘영감톡’ 출간
  • 이수민, 군산새만금국제마라톤 여자부 풀코스 3연패 도전
  • ㈜제이케이코스메틱, 글로벌 B2B 플랫폼 알리바바닷컴과 글로벌 진출 협력계약 체결
  • 맥주집창업 프랜차이즈 '치마이생', 체인점 창업비용 지원 프로모션 진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