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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나마 아버지 독립투사 인정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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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나마 아버지 독립투사 인정 감사"
  • 전민일보
  • 승인 2008.08.14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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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년 전 돌아가신 아버님을 가슴에 묻어 둔 채 잊고 있었는데 아버님이 숨겨진 독립투사였다는 사실을 뒤늦게라도 나라에서 잊지 않고 밝혀주셔서 감사할 따름 입니다”
최근 최기춘(72)할머니는 익산시로부터 아버지 최치환(1897.6.3~1966.1.11)씨가 독립유공자에 올라 이번 광복절에 포상(애족장)행사를 하니 참석을 부탁한다는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독립운동가 고 최치환씨는 지난 1919년 3월 1일 손병희 등 33인이 독립선언문을 낭독하는 현장에서 태극기를 휘두르며 만세운동에 참가하는 등 수차례 항일운동과 독립신문 인쇄 등의 활동을 하다가 일본순사에 잡혀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국가가 최 씨의 공로를 인정해 독립유공자에 올린 것에 “아이고 자식도 잊고 있었는데 나라에서 이렇게 포상까지 해 주시니 영광이고 고마울 뿐이다”며 최 할머니는 연신 고맙다는 말을 했다.
최 할머니가 처음으로 아버지의 독립운동 사실을 알게 된 것은 14살이 되던 해.
최 씨는 6.25전쟁 당시 처자식을 모두 잃고 유일하게 남은 최 할머니에게 “아버지가 옛날 33인이 독립선언문을 낭독했을 때도 3.1 만세운동 때도 그 자리에서 함께 만세운동을 했다”고 처음으로 독립운동 사실을 밝혔다고 한다.
최 할머니는 그 당시 어렸지만 아버지가 매우 자랑스럽고 뿌듯했다며 당시 느낌을 전했다.
최 할머니의 어머니와 4형제는 지난 6.25전쟁에서 공산주의를 비판하던 최 씨와 아버지를 두고 떠나지 못한 최 할머니만을 남겨두고 고향을 찾아 이북 행에 올랐다가 미아리 고개를 넘던 중 모두 돌아가셨다고 말하고는 마음 한 구석이 시린 듯 눈물을 훔쳤다.
평소에 말을 아끼던 최 씨는 딸이 힘들어 할 때면 언제나 과거 일제 맞서 항일운동 활동을 하던 이야기를 들려주며 어렵더라도 꿋꿋이 살아가는 힘을 불어 넣어줄 뿐만 아니라 자부심까지 심어 주었다.
최 할머니는 “벌써 아버지가 돌아가신지 42년이 훌쩍 지났고 모두 잊고 있었는데...”라며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명예)를 남긴다더니 나라에서 이렇게 찾아 포상까지 주니 정말 고마울 뿐이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정작 최 할머니는 8년 전 뇌졸중으로 쓰러진데다 지난해 남편과 사별하면서 건강이 더욱 악화돼 포상행사에는 참석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주의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지금은 몸이 너무 불편해 다른 곳에 신경 쓸 겨를이 없지만 독립운동을 하셨던 아버지가 정말 자랑스럽다”며 “다른 말은 생각나지 않고 그냥 자랑스럽고 또 자랑스럽다”고 아버지의 독립운동 사실에 매우 뿌듯한 듯 말했다.
전라북도는 8월 15일 제63주년 광복절을 기념해 나라의 독립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 독립 유공자들을 찾아 애족장 및 건국포장 등의 포상을 한다.

<독립운동에 한 몸 바친 최치환>
최치환씨는 1919년 3월 1일 서울 파고다공원에서 손병희 등 33인이 독립선언서를 낭독한 현장에서 수천명의 군중과 함께 독립만세를 외치며 시위행진을 벌였고 5일 2차 만세 시위운동에도 참여해 독립기와 적포를 휘두르며 독립만세를 외쳤다.
또한 13일 독립신문 수 백매를 인쇄하여 서울시내 각 민가에 배포케 하는 등 독립활동을 하다 체포돼 징역 2년을 구형받기도 했다.

김진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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