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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 그 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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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 그 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 전민일보
  • 승인 2019.10.10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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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전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 지표위원회문화분과 위원들이 대만 타이빼이시를 다녀왔다. “도시재생과 지역문화의 역할”을 주제로 주요 시설과 거리, 시장 등을 둘러보았다.

타이빼이시는 “도시재생”과 관련해서 상당히 주목받고 있는 도시이다. 근대 건물이 지어진 것은 오래되지 않았지만 백 년 전에 지어진 건물을 그대로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 건물이 많으며, 그것을 타이빼이시가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상당히 흥미로운 것은 같은 도심지에 위치하고 있고, 전시, 공연, 문화 활동, 판매가 유기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화산1914문창원구와 송산문창지구의 상반된 모습이었다.

화산1914는 1914년에 지어진 양조공장이 모태가 되었고, 송산문창지구는 담배공장을 문화예술지구로 만들었다. 안내 책자에는 둘 다 성공한 도시재생의 사례로 소개되어 있었다.

그러나 화산1914는 평일임에도 젊은이들로 넘쳐나고 있었지만 송산문창지구는 문을 닫고 리모델링을 준비하고 있었다.

송산문창지구 앞에는 현대식으로 새로 지어진 건물이 있었고, 가이드의 말에 따르면 송산문창지구 안에 있는 예술가들이 이 건물로 들어와서 송산문창지구가 한산해졌다고 한다.

두 곳 다 놀라운 것은 처음 지어졌을 때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면서도 세련되고 화려한 공간을 창출하고 있다는 것, 각종 전시와 공연, 체험과 판매가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 곳은 엄청난 인파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고, 한 곳은 새로운 모색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것은 시민들의 문화예술에 대한 선택과 수요가 얼마나 빠르게 변하고 있으며, 시 행정과 예술가들의 대응능력 또한 대중의 요구에 적절하게 높여야 하는지를 보여주고 있었다.

타이빼이의 오래된 건물과 그 안에서 활발하게 이뤄지는 문화예술 활동을 보면서 자연스레 “전주”를 떠올렸다.

조선 시대와 일제 시대에서 바로 21세기로 넘어오는 전주, 왜 우리는 조선 왕조의 상징을 제외하고는 모두 지워버리려고 했을까?

가깝게 목포는 일본 영사관과 동양척식주식회사 건물을 그대로 유지해 근대문화유산으로 활용하고 있다. 일제 시대에 각 도마다 동양척식주식회사가 있었는데 지금 남아있는 곳은 부산과 목포, 두 곳뿐이라고 한다. 우리의 근대 문화유산은 어디로 갔을까?

<발전소는 어떻게 미술관이 되었는가>의 저자 김정후 박사는 2015년 전주 강의에서 “사람이 늙어가듯이 도시도 똑같이 늙어가는데, 우리나라는 사람이나 도시 모두 지나치게 성형에 매달린다. 도시도 자연스럽게 늙어가는 모습을 공유해 선조들의 삶과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외모 보다는 인품이 중요하듯이 도시의 모습도 외부 건물 보다는 재생의 알맹이가 중요하다. 물론 그 때마다 시민들의 합의해 의해 도시의 외형이 바뀌었겠지만 우리는 너무나 외형을 중시하며 실상 그 안에 담겨야 할 것에 대한 고민은 부족하지 않았는지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옛 것과 새 것의 조화”, 타이빼이는 옛 건물에 새 문화예술로 생기를 불어넣었다. 옛 도자기 마을인 잉거 마을에 예술인들의 작품과 길거리 공연, 먹을거리를 적절히 배치해 활기찬 거리를 만들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자원은 무엇이 있는지, 현재 문화예술 자원의 경쟁력은 무엇인지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구성은 전주시평생학습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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