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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평범한 주부 ‘시니어 모델’로 변신, 모델 이정순 씨를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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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평범한 주부 ‘시니어 모델’로 변신, 모델 이정순 씨를 만나
  • 이민영 기자
  • 승인 2019.10.06 19: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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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 밖의 ‘인생 2모작’, 100세 시대를 대비하다
▲ 시니어 모델 이정순 씨

지난 5일 오후 7시, 서울 삼성동 JBK 컨벤션센터에서 한국시니어스타협회가 주최한 시니어모델 중심의 패션쇼는 이색적이었다.

유지영 패션디자이너와 함께 더퀸즈(THE QUEENS, 여왕) 컨셉으로 “유지영의 오뜨뀌뜨르패션쇼”가 열렸다.

이 행사에서 평범한 주부가 ‘시니어 모델’로 변신한 모델 이정순 씨를 만났다. 그는 정이 많은 이웃집 아주머니 같았다.

“우연히 모델계에 발을 디뎠지만, 참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모두 100세 시대라고 하는데 나이 들어도 무료하지 않도록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은 행복의 길을 향해 걷는 것 같아요. 더구나 자신을 위해 무언가에 몰두할 수 있는 점은 더 그렇죠. 꾸준히 건강관리만 잘 해 나간다면 자기의 체질에 맞는 활동을 하면서 적은 금액이지만 용돈도 벌 수 있으니 이거 일거 양득 아닌가요”

이정순 시니어 모델은 60세를 눈앞에 두는 시점에서 늦깎이로 모델계에 입문했다. 소질의 유무를 떠나 모델이 된 점에 대해 당당하게 생각하고 당당하게 말했다. 99%의 노력이 1%의 소질을 극복하는 사례는 많다. 그의 태도로 보아 장족의 발전이 기대된다.

이 씨가 동국대 시니어스타최고위과정을 다닐 때였다. 그의 친구는 “너는 모델이 돼도 좋겠다”며, 이 분야를 권유한 적이 있었다. 그 때는 이 씨가 어느 쟝르를 선택할까 생각 중이던 때이다.

친구의 엉뚱한 권유가 자신을 뒤돌아보게 했다. 시골 출신인 그는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잘 하는 분야가 없다고 생각했던 터였다. 그래서 “이 분야는 나하고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었다.

그렇지만, ‘무엇이든 노력하면 안 될 게 없다‘는 명제를 믿으며, 도전해 보기로 했다. 이번 패션쇼 출연은 이미 몇 번째였다. 올 봄 모델교육을 마치고 수료식 때 패션쇼에 참여한 것이 처음이었다.

그 당시 친구의 말처럼 이 분야가 자기가 할 수 있는 분야라는 느낌이 순간적으로 들어왔다. 이후 경험 삼아 다른 곳에서 두 세번 출연한 것이 횟수가 늘 때마다 자신감이 조금씩 스며들었다.

어린 시절엔 미술과 독서에 심취했다. “당시 조그만 시골 학교였기에 도서가 많지 않았어요. 그래서 읽은 책을 또 읽고 또 읽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독서의 즐거움에 푹 빠졌던 기억이 납니다”

그는 생각지 않게 모델 분야에 발은 딛고 선 선배들을 보니 어쩐지 시니어모델에 대한 매력이 스며들었다. 그는 아름답고 건강한 시니어모델이 되고 싶은 충동이 조금 일었다. “더 열심히 노력해 보겠다”며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그는 한국시니어스타협회에서 주최한 ’58주점‘이란 연극에 출연한 적이 있다. 이 또한 연극에 대한 재미가 있었다.

▲ 지난 5일 서울 JBK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퀸즈(THE QUEENS, 여왕) 컨셉 “유지영의 오뜨뀌뜨르패션쇼”에 출연한 시니어 모델 이정순 씨

그의 지도 교수는 “이런 현상은 그에게 예능에 관한 ’끼’가 잠재하고 있었지만 지금까지 한번도 그 ‘끼‘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어느 분야에 소질이 있는 지 조차 가늠하지 못한 상태이다”고 귀뜸했다.

이번 패션쇼를 준비하면서 가장 큰 힘이 돼준 분은 그의 부군이다. 아들과 며느리에겐 모델을 한다는 얘기조차 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어느 정도 역량이 쌓이고 나름 좋은 무대에 섰을 때 아들을 초대해 깜짝 놀라게 해 주고 싶은 욕심 때문이라 했다.

그의 부군은 의상의 칼라, 워킹 자세 등 최고위 과정 교수들이 지적해 준 점들을 언제 기억해 두었는지 그 때 그 때마다 꼼꼼히 챙겼다. 예술은 가족들의 격려와 지지가 있어야 더 자신감을 가지고 하는 분야인 것 같다며 가족을 중히 여겼다.

이정순 모델의 나날은 행복의 연속인 것 같다. 삶에서도 그렇다. 그는 아들이 유치원을 다닐 때 일주일 단위로 한 번씩 용돈를 줬다. 초등학교부터 대학 때까지는 한 달에 한번씩 용돈를 줬다. 이러한 과정은 용돈을 관리하는 능력을 기르고, 자제할 줄 할 줄 아는 습관을 기르기 위한 일련의 교육과정이었다.

이런 교육을 받은 그의 아들은 지금 20대 젊은 나이에 제법 잘 나가는 IT분야의 사업가가 됐다. 이러한 이정순 씨의 행복한 삶은 그가 워킹을 할 때 자신감 넘치는 자세를 만들었고, 삶의 에너지가 반영된 가벼운 발걸음이 되게 했다.

붉은 카페트에 들어선 시니어모델 이정순 씨. 그의 모습이 더 아름답고 힘이 넘치는 날이 계속되기를 바란다. 행복과 만족이 실린 사뿐한 발걸음으로 관객 앞에 다가 서기를 기대한다.

서울 = 이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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