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 21대 총선일이 다가오면서 각 당은 물론, 국회의원 출마를 염두에 둔 정치인들은 다양한 선거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특히 인구 편차가 큰 복합선거구에서 소지역주의가 발현될 지의 여부는 이들에게 촉각이 곤두서는 부분이다.
전북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패스트트랙이 완성돼 선거구 획정이 끝나면, 전주시, 군산시, 익산시를 제외한 시·군은 선거구 조정 대상이 된다. 따라서 복합선거구가 될 경우 인구 편차가 큰 지역 출신과 작은 지역의 출신이 경쟁하게 될 때 소지역주의 현상이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양강 구도가 형성돼 김제·부안 선거구는 소지역주의가 생긴 곳으로 알려졌다.
소지역주의는 지역이 작기 때문에 중앙정치의 지역감정처럼 강하진 않다. 그렇지만, 이와 유사한 점이 있다. 예컨대 루머에 의한 묻지마 투표, 인간관계나 정에 의한 몰표 현상, 정책이나 인물은 뒷전이고 연고주의 투표 등 비합리적이고 부정적인 현상이 많다.
향후 선거구 획정이 끝났을 때 인구가 큰 지역에서 두 명 이상의 경쟁자가 나올 땐 소지역주의가 나오지 않겠지만, 인구 편차 큰 곳과 작은 곳에서 경쟁자가 각각 나올 경우 지역감정이나 반정서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선거전략 상 이를 활용하려는 후보도 있게 마련이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김제·부안 선거는 일반적으로 소지역주의가 발현된 곳으로 꼽는다. 당시 김제시 선거인수 76,021명, 부안군 선거인수 48,787명으로 상당한 인구 차가 있었다. 여기에 제19대 총선까지 김제는 완주와, 부안은 고창으로 각각 선거구를 함께 했었다.
이런 정서와 달리 선거를 치르다보니 소지역주의가 생길 수 있는 상황이었다. 여기에 지역감정을 건드리는 발언 등이 발생해 소지역주의는 빠른 속도로 확산됐다. 이로써 김춘진 3선 의원은 김종회 처녀 출마 후보에게 무릎을 꿇었다.
이와 반대로 완주·진안·무주·장수 선거구는 소지역주의가 먹히지 않았다. 완주군수를 역임하고 완주 출신인 임정엽 국민의당 후보가 신예 안호영 민주당 후보에게 패배했기 때문이다.
이 선거구의 득표를 분석해 보면 20대 총선 당시 선거인수는 141,708명이었다. 이중 완주군 선거인수는 77,555명, 진안군 선거인수는 22,598명이다. 그런데도 진안 출신의 안호영 민주당 후보가 45,176명(득표율 48,57%)을 득표해 완주 출신의 임정엽 국민의당 후보를 눌렀다.
이런 맥락에서 본다면, 21대 총선에서도 복합선거구를 중심으로 각 경쟁자가 한쪽에 있지 않고, 각각 다른 지역에 있을 때 어떤 지역연고를 중심으로 소지역주의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서울 / 이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