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혁신도시에 호남권 출판 산업 복합 클러스터를 조성하자는 주장이 제시됐다. 정부의 혁신도시 신지역성장거점 구축 전략에 따라 전북지역으로 이전한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혁신 역량을 지역의 색깔에 잘 맞춰 성장 동력으로 삼자는 것이다.
전북연구원은 6일 ‘전북 출판 산업 복합 클러스터 조성’이라는 이슈브리핑(203호)을 통해 전북혁신도시 이전기관인 한국출판산업진흥원을 호남권 출판 거점으로 전북 출판 산업 복합 클러스터를 조성하자고 제안했다.
전북연에 따르면 정부는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의 혁신 역량을 지역 전체로 확산하는 지역발전 전략을 내걸고 있다. 국내 출판 산업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과 전북의 출판 역량을 결합시켜야 한다는 주장과 맥을 같이한다.
수도권의 파주 출판산업단지, 경부권의 대구 출판인쇄정보밸리를 잇는 호남권의 전북 출판 산업 복합 클러스터 조성은 정부의 균형발전정책 및 혁신도시 시즌2 정책과 부합하는 것으로 현실적인 추진 가능성이 매우 높다.
현재 호남권역 출판 산업은 경기도나 대구와 같이 집적화 된 산업 단지로 조성 돼 있지 않고 분산 돼 있어 타 지역에 비해 입지적, 산업 집약적 효과가 낮다. 전북과 전남·광주의 출판업 사업체수는 2068개로 경기도(4537개)의 45% 수준이다.
이 중에서도 전북은 출판 산업 관련 자원이 집적돼 출판 산업 클러스터 육성의 적지로 볼 수 있다. 전북의 디지털콘텐츠산업 입지계수는 0.867로 전체 17개 시·도 중 5번째로 높다. 게다가 한지와 조선시대 방각본 등 역사적 자산을 갖추고 있다.
조선시대 목판 인쇄는 서울 경판, 경기 안성의 안성판, 대구 달성판, 전주 완판본이 유명했다. 그 중에서도 한지로 유명한 전주의 완판본이 가장 많이 유통됐다. 완판본은 16세기 후반부터 우리나라 출판문화 산업을 보급·확산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이다.
이러한 지역 역사 및 특성에 부합하는 출판문화 산업 클러스터를 구축함으로써 역사적 정통성을 유지하고 출판문화 산업의 르네상스를 구현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전망이다. 출판문화 산업 산·학·연 네트워크 구축 및 활성화를 통해 지역 문화 산업 발전도 도모할 수 있다.
현재 도내에는 한지산업진흥원, 고전번역원, 완판본문화원, 완주 삼례책마을 등 출판 관련 시설이 집적돼 있다. 특히 출판 분야 유일의 공공기관인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직접 관리와 인프라 활용을 통해 창업, 보육 기능 및 출판사의 산업 역량 확장을 기대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전북연은 전북 출판 산업 복합 클러스터를 출판역사박물관, K-Book AR/VR체험관, 출판교육장, 출판창업보육센터, 북테크 비즈니스센터, 공연장, 북카페 등으로 꾸리자고 제안했다.
출판역사박물관은 국내외 출판 관련 콘텐츠를 전시하고, K-Book AR/VR체험관은 한국 출판 관련 콘텐츠를 가상 체험할 수 있게 하는 식이다. 또 출판교육장은 출판 종사자 및 예비 출판 창업자의 교육에 활용한다.
출판창업보육센터는 출판 산업 관련 종사자의 창업 보육을 담당하고, 북테크 비즈니스센터는 첨단 정보 기술을 활용해 출판 관련 시범 사업을 진행하며 공연장을 통해 북콘서트와 출판 일자리 매칭을, 북카페는 책읽기 등 소모임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게 된다.
연구책임자인 전북연 김동영 박사는 “출판 산업이 1인1책, 소규모, 디지털 출판으로 변화하는 시대적 상황에서 전북이 선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며 “국내 출판 관련 콘텐츠를 직접 체험할 기회를 제공해 전북을 K-Book 한류 관광 거점으로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창작, 생산, 유통, 소비, 문화 향유의 출판문화 라이프 사이클이 이뤄지는 산업공간이자 문화공간으로 조성한다면 출판 산업의 새로운 발전 모델 제시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지선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