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가 현재 우호 자매 결연을 맺고 있는 일본 지방자치단체와의 교류를 모두 잠정 보류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특히 이대로 가면 올해 10월말로 예정된 가고시마현과의 교류 30주년 행사도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는 발언을 하는 등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송하진 전북도지사는 5일 전북도청 기자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일본 정부의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간소화 우대국 명단·백색국가) 한국 제외조치를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면서 사실상 일본 민간·공공교류의 중단을 선언했다.
송 지사는 이 자리에서 “우리 전북도는 과거에 대한 진정한 반성과 사과 없이 대한민국의 경제주권을 흔들고 종속화하려는 일본의 허욕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이번 조치를 즉각 철회할 것을 일본 정부에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북의 경우 하반기에 예정된 교류가 10여 건 있지만 일단은 모두 보류하겠다. 이대로 가면 가고시마현과의 30주년 행사도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며 "일본 정부가 어떤 태도로 나오느냐에 따라서 우리의 대응 태도도 달라질 것이다"고 전했다.
전북도는 일본 지방자치단체 중 가고시마현과 이시카와현 두 지역과 결연을 맺고 있다. 이시카와현과는 지난 2001년부터 우호 관계를 맺고 있어 오는 2021년 교류 20주년이 된다. 도와 이시카와현 간의 교류사업은 이번 하반기에만 4건이 있다.
우선 이시카와현 소프트볼연맹이 지난달 25일부터 28일까지 15명이 전북을 방문했다. 오는 25일부터 9월 8일까지로 예정된 이시키와현립 간호대 15명의 전북연수 역시 정상 추진될 것으로 예측된다.
반면 지난 2일부터 청소년 교류사업 일환으로 여름방학을 맞은 도내 12명의 청소년들이 이시카와현에서 닷새간 홈스테이를 하기로 예정 돼 있었으나 이는 무기한 연기됐다. 또 9월 중으로 예정된 이시카와현 현민페스타 참가도 정상추진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가고시마현과는 이보다 앞선 1989년부터 자매 결연을 맺어 올해로 30주년을 맞이한다. 교류 30년이라는 서로의 시간을 기념하기 위해 양 지역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와 관련한 다양한 교류행사를 준비해오고 있는 상황이다.
오는 10월 29일부터 31일까지 양 지역 지사 등 150명이 참석하는 ‘전라북도-가고시마현 30주년 기념행사’가 전북도 일원서 개최될 예정이었다. 이에 앞서 이달 21일~23일 도에서 3명이 가고시마현을 찾아 사전협의를 하기로 돼 있었으나 이도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또 10월 16~21일 도내 청소년 24명 등이 아시아 청소년 예술에 단체로 초청을 받아 가고시마현을 찾을 계획이었지만 이 역시 ‘검토’ 대상에 올랐다. 이밖에 사진교류전, 건축교류전, 문화예술교류, 문화강좌교류 등 민간단체 간의 교류 모두 ‘연기’ 또는 ‘검토’ 대상이 됐다.
한편, 송하진 지사를 비롯한 도 실·국장들은 성명서 발표 후 전주시 전북독립운동 충혼각을 찾아 독립운동을 위해 몸과 마음을 바친 전북지역 애국지사들에게 참배하며 수출규제 확대조치에 대한 도의 의지를 다졌다.
이지선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