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의 수출규제가 장기화될 조짐 속에서 반도체 이은 규제대상 품목에 농산물이 포함될 가능성이 언급되면서 전북지역 파프리카와 김 등의 수출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최근 일본수출액이 증가세로 돌아선 상황에서 도내 재배농가의 직·간접 피해가 속출할 전망이다.
30일 전북도에 따르면 전북 농수산식품 수출액은 6월말 현재 1억7672만1000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10.2%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일본이 전체 수출액의 14%인 2465만6000달러로 집계됐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4967만달러(28.1%)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태국 2565만8000달러(14.5%), 일본 2465만6000달러(14.0%) 등순이다. 일본 수출액은 지난해 6월 1791만4000달러에서 올해 37.6%나 증가하는 등 지난해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었다.
하지만 일본정부의 수출규제가 장기화되고 추가적인 규제품목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도내 일본수출 농가와 가공업체에 비상이 걸렸다. 도내 농수산식품 중 일본의 수출규제가 현실화되면 파프리카와 김 등이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된다.
파프리카는 지난 2017년 기준 생산량 7349톤 중 3938톤(53.6%)를 수출하고 있다. 올해 6월말 현재 일본에 수출된 전체 농수산식품 중 파프리카의 비중은 19.5%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사료(18.5%), 마른김(15.1%), 조미김(13.4%) 등순으로 나타났다.
전통적 수출효자 품목인 파프리카의 경우 도내 수출액이 전국의 10.5%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일본 수출액이 4084만9000달러에 달했다. 올해의 경우 2465만6000달러로 전년동기인 1791만4000달러 대비 37.6%나 급증했다.
마른김의 경우 6월말 현재 전체 1615톤의 8.12%인 131톤이 일본에 수출됐으며, 금액으로는 371만6000달러에 이르고 있다. 조미김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61.1%나 늘어난 329만6000달러치가 수출된 상황이다.
중국시장이 급신장하면서 일본은 도내 농수산식품 수출의 3번째 주요 수출국이지만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가 농수산식품까지 확대된다면 적지 않은 피해가 불기파한 상황이다. 일본정부는 이미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금지에 따른 보복조칠 5개 품목의 수입검사를 강화했다.
도내지역에서 생산되는 품목은 해당되지 않았지만, 반도체 3개 소재에 이은 추가 보복조치가 농수산식품으로 확대된다면 신선농산물이 우선적인 타깃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북도는 일본의 수출규제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출 다변화 등 다각도의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
그나마 파프리카의 경우 국내산 가격이 수출가격과 비슷한 수준까지 형성되고 있어 국내 소비촉진을 늘리고 다변화된 수출시장을 확보한다면 피해를 최소화 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김의 경우 일본의 수요가 워낙 높아지고 있어 일본이 수출규제에 포함할지 지켜봐야 한다.
일본은 1972년 이후 최대 김흉작을 기록하면서 일본산 김 유통량이 급감해 가격이 폭등했다. 지난 1월에는 김 생산지역인 미야기현에서 유조선 기름유출 사고도 발생했다. 일본은 김수입 할당량을 한국과 중국에만 부여하고 있고, 한국수입이 중국의 2～3배에 달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파프리카 등의 신선농산물의 일본수출 규제가 현실화된다면 당장 피해가 클 수밖에 없지만 다변화된 수출시장 확보와 국내소비 촉진 등의 대책을 통해 극복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산 김에 대한 일본소비자의 신뢰가 높아 수출규제로 물량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한다면 일본에서도 뚜렷한 대책이 없기 때문에 농산물로 수출규제가 확대될 수 있을지 여부도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동길기자
